현대기아차, '동남아 공유車 시장'에 사상최대 돈 붓는다

동남아 최대·세계3위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그랩'에 3,120억 원 투자
현대기아차, 외부 업체에 투자 액수 중 역대 최대
"동남아 공유시장 및 전기차 시장 선점할 것"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그랩 앤서니 탄(Anthony Tan) CEO는 지난 6일, 직접 싱가포르 현지에서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블룸버그 제공)
현대기아자동차가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Car Hailing) 기업인 '그랩(Grab)'에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초 순수 전기차 200대 투입을 시작으로 동남아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7일, 그랩에 2억 5,000만 달러(2,84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이미 2,500만 달러(284억 원)를 투자한 현대기아차의 총 투자금액은 3,120억 원으로 기업 역사상 최대 외부 업체 투자금액이다.

현대기아차가 투자를 결정한 그랩은 중국의 디디, 미국의 우버에 이어 글로벌 3위의 공유차 업체다. 2012년에 세워져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고 동남아 8개국 235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투자를 통해 그랩의 비즈니스 플랫폼에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모델을 입힐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의 전기차가 신속하게 동남아 전기차 시장에 진입해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동남아 주요 국가들은 전기차에 대한 세금 감면과 충전 인프라 구축, 대중교통 실증사업 추진 등 전기차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동남아의 전기차 수요는 내년 2,400대 수준에서 2025년 34만 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첫 단계로 내년부터 싱가포르에서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내년 초 전기차 모델 200대를 그랩 측에 공급하고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전기차를 카 헤일링에 활용할 경우 배출가스가 없고 유류비도 현저히 절감할 수 있어 운전자나 승객 모두 만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공급을 넘어 그랩과의 함께 전기차 운전자를 상대로 유지 및 보수, 금융 등 전기차 특화 서비스도 개발한다.

또 동남아시아의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충전 인프라 및 배터리 업체 등 협력사들과 새로운 동맹체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부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 지역 중 하나인 동남아시아는 전기자동차의 신흥 허브(Hub)가 될 것"이라며 "그랩은 동남아 시장에서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고 완벽한 EV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최고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그랩의 밍 마(MingMaa) 사장도 "전기차 분야에서 현대차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게 돼 기쁘다"며 "전기차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고 경제적인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최상의 접근 방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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