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장전' 히어로즈, 내년 외인 구성은 어떻게?

'제 2의 로저스는?' 히어로즈는 6일 키움증권과 5년 총액 500억 원+@ 계약을 맺으면서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했다. 내년 새 외인 100만 달러 제한이 있지만 우승을 위해 거물급 외인을 영입할지 관심이다. 사진은 올해 150만 달러에 영입했던 에스밀 로저스.(사진=히어로즈)
넥센타이어와 9년 동거를 마치고 새로운 스폰서를 확보한 프로야구 서울 히어로즈. 6일 키움증권과 5년 총액 500억 원의 후원 계약을 맺었다. 내년부터 히어로즈는 넥센의 이름을 떼고 키움증권과 관련한 새 구단명을 유니폼에 단다.

이번 계약으로 히어로즈는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2008년 창단 당시부터 히어로즈는 모기업의 지원을 받는 다른 구단과 달리 네이밍 스폰서 등 후원으로 꾸려왔다. 굴지의 대기업 구단들의 풍족한 살림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2008년 당시 우리담배와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맺었지만 8월 파기되면서 2009년까지 메인 스폰서 없이 구단을 꾸렸다.

이후 히어로즈는 2010년부터 넥센타이어와 인연을 맺었다. 첫 2년 계약부터 두 차례 재계약까지 9년을 함께 했다. 업계 신흥기업인 넥센타이어와 신생 구단인 히어로즈 모두 '윈-윈'이었다. 넥센타이어는 프로야구를 통해 기업을 널리 알리게 됐고, 히어로즈도 넥센의 지원 속에 2013년부터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섰고, 올해도 가을야구에서 명승부를 펼칠 만큼 신흥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가운데 히어로즈는 키움증권과 5년 계약으로 더 높은 곳을 바라볼 발판을 놨다. 당초 히어로즈는 올해 4번 타자 박병호와 에이스급 외인 투수의 가세로 우승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이 둘과 서건창, 이정후 등 주축들의 부상과 조상우, 박동원이 성 추문으로 이탈하는 악재를 맞았다. 그럼에도 가을야구를 펼친 히어로즈는 내년 성적이 더 기대된다.

당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이 외국인 선수 라인업이다. 안정적 재원이 마련된 상황에서 히어로즈는 외인 영입에도 더 힘을 낼 수 있다. 키움증권과 장기 계약으로 서브 스폰서도 늘어날 히어로즈다. 자금력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물론 불의의 부상이 나왔지만 올해도 히어로즈는 총액 150만 달러의 거액을 들여 전 한화 소속 에스밀 로저스를 영입했다.

히어로즈는 로저스의 부상 이탈 뒤 지난 6월 전 NC 에이스 에릭 해커를 영입했다. 총액 30만 달러에 계약한 해커는 올해 14경기 5승3패 평균자책점(ERA) 5.20을 기록했다. 65만 달러에 재계약한 제이크 브리검은 31경기 11승7패 1홀드 ERA 3.84의 성적을 냈다. 나름 준수한 성적을 냈다.

제이크 브리검은 올해 성실하게 선발 역할을 해냈지만 리그 대표 에이스라고 하기에는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사진=히어로즈)
하지만 대권에 도전하려면 살짝 아쉬움이 남는 기록들이다. 예전 앤디 밴 헤컨처럼 확실하게 연패를 끊고 연승을 이을 1선발로서는 2% 부족하다. 브리검은 한 시즌 성실하게 선발 역할을 해냈으나 가을야구에서 경기를 지배하지는 못했다. 특히 SK와 플레이오프(PO) 2경기에서 ERA가 6.52였다. 역시 PO 6점대 ERA였던 해커도 전성기를 살짝 지난 듯한 인상이다.

히어로즈는 올해 젊은 선수들이 폭풍 성장하는 성과가 있었다. 지난해 신인왕 이정후가 리그 정상급 교타자로 거듭났고, 임병욱과 송성문도 주전으로 존재감을 키웠다. 마운드에서도 안우진과 이승호 등이 차세대 에이스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박병호, 서건창, 김하성 등 기존 주전들과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낸다면 우승도 불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확실한 에이스가 필요하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두산의 원동력은 ERA 1위(2.88) 조쉬 린드블럼과 다승왕(18승) 세스 후랭코프 원투펀치였다. 둘이 33승을 합작했다. 히어로즈 역시 최소 15승을 올려줄 외인 에이스가 있어야 한다. 그 역할을 기대한 게 로저스였다.

다만 내년부터 새 외인은 몸값 총액이 100만 달러로 제한된다. 기존 외인의 재계약은 문제가 없지만 새 계약은 상한선의 변수가 생긴다. 대형 에이스급 새 외인 투수를 알아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히어로즈는 가을야구까지 함께 한 3명과 재계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후반기 합류한 타자 제리 샌즈는 몸값 9만 달러였지만 가을야구에서 존재감을 뽐내 재계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두 투수도 기본적으로는 협상을 한다는 것이다.

히어로즈 고형욱 단장은 "기본 방침은 3명 모두와 재계약 협상을 진행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에이전트와 여러 문제들을 풀어가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새 외인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는 기존 외인들과 재계약 협상이 먼저"라면서 "만약 이들과 재계약이 되지 않으면 살펴볼 리스트는 있다"고 밝혔다.

올해 갖은 우여곡절에도 끈끈한 저력을 보였던 영웅 군단.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된 내년 과연 어떤 라인업으로 KBO 리그에 나설지, 특히 외인 구성이 어떻게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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