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종석 억류…사과는 있되 책임은 없다

관련 업체들 책임 떠넘기는 데 급급
재발 방지·관리체계 개선 등은 외면

배우 이종석(사진=자료사진/노컷뉴스)
팬미팅차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찾았던 배우 이종석이 한때 현지에 억류된 일을 두고 관련 업체들이 책임 떠넘기는 데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리 시스템 등의 개선 없이는 이러한 일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이종석은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팬미팅은 감사한 마음으로 잘 마쳤다"며 "그런데 자카르타에 저의 모든 스태프와 함께 발이 묶인 상황"이라고 적었다.

그는 "어제부터 억류돼 있는 것 같은데, 자카르타 현지 프로모터인 예스24가 본인들의 공연 수익 금액을 당국 세무서에 축소 신고했고, 그로 인해 전혀 관련 없는 저와 저의 스태프에 여권을 가져가서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종석 일행은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도움으로 당초 예정보다 늦은 6일 귀국했다.

이종석 측은 이번 일의 원인으로 에이전트사 2곳과 현지 프로모터 1곳을 지목했다. 소속사 에이맨 프로젝트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아래와 같다.

이번 팬미팅이 진행된 지난 3일에 앞서 이종석 측은 에이전트인 유메토모와 더크리에이티브랩 관계자를 통해 현지 프로모터인 예스24가 이종석 외 모두 11명 스태프의 공연 비자 발급을 완료됐다는 진행사항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2일 자카르타에 입국한 12명은 3일 오후 6시 30분 팬미팅 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하지만 출국을 앞둔 4일 오후 8시쯤 자카르타 공항에서 출국자 전원의 여권를 소지하고 있던 예스24 인도네시아 법인장의 행방을 알 수 없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후 이종석 측은 5일 오전 2시 30분쯤 연락이 닿은 법인장을 통해 "티켓 판매량 누락 신고로 인해 인도네시아 현지 세무 당국이 출국자 전원의 여권을 압류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벌금을 납부할 것"이라는 상황을 전달받았다.

소속사는 6일 "이에 따라 이종석·스태프 전원은 이 사태가 조속히 마무리되기를 기다리며 다방면으로 해결 방안을 강구하던 중, 주 인도네시아 대사관을 통해 비자 발급에 문제가 발생 이민국에 출국 정지 조치가 취해져 있음을 확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시점까지 예스24 측은 이종석 배우와 에이맨 프로젝트(소속사)에 거짓으로 일관하며 금전적 정신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며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율촌을 통해 프로모터인 예스24를 비롯한 두 에이전트사를 대상으로 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에이전트사→프로모터→비자 컨설팅 에이전트 순으로 책임 전가

같은 날 관련 에이전트사 유메토모는 "배우 이종석씨를 포함한 모든 스태프들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억류되는 상황이 발생함으로 인해 여러분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도 "예스24 인도네시아 법인 측의 미숙한 업무 처리로 인해 이종석씨를 포함한 소속사·관련 스태프의 여권이 압류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어 "에이전시로서 저희를 믿고 함께해주신 아티스트와 스태프들에게 피해를 끼치게 된 점에 있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이런 상상조차 못했던 일이 발생함에 저희 유메토모와 더크리에이티브랩은 예스24 측에 이번 사건에 대한 조속한 해명을 요구하는 바이며 이번 일과 관련한 후속 절차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재차 예스24에 책임을 물었다.

예스24도 이날 관련 입장을 내면서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예스24는 "배우 이종석님과 공연을 진행한 스태프·관계자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아래와 같이 해명을 이어갔다.

"예스24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은 비자 컨설팅 에이전트를 통해 공연 비자 발급을 진행하는 과정에 현지 에이전트 내부 문제로 인해 진행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으나 모든 문제가 해결되어 공연 비자 발급에 이상이 없다는 에이전트의 말을 믿고 예정대로 팬미팅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이종석님과 스태프가 자카르타에 도착한 이후에야 공연 비자가 아닌 관광 비자가 발급됐음을 알게 됐고, 이에 현지 에이전트에 문제 해결을 요청해 관련 절차를 밟고 있었습니다."

예스24가 관련 비자 발급을 진행한 컨설팅 에이전트에 다시 한 번 책임을 전가하는 모양새가 된 셈이다.

예스24는 "비자가 정상적으로 발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연을 진행했고, 공연 후 현지 이민국을 통해 비자 문제를 전달 받았으나 사후 해결될 것으로 믿어 사실 관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면서도 "앞서 예스24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에서 언급한 세무 관련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업무 처리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미흡하게 전달함으로써 이종석님 측에 오해를 불러 일으킨 점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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