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실력이…” 겸손해서 더 빛나는 조재성의 가치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와 함께 OK저축은행을 지탱하는 든든한 기둥

김세진 감독은 잘 뽑은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와 함께 지난 시즌과 비교해 부쩍 성장한 국내 공격수 조재성의 활약이 올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이끄는 힘이라고 꼽았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저는 누굴 따라갈 실력이 아니라 부담이 없습니다”

6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삼성화재의 도드람 2018~2019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이 경기에서 OK저축은행은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31득점)와 국내 공격수 조재성(18득점)의 균형을 맞춘 덕에 세트 스코어 3-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외국인 선수 농사가 흉작에 그치며 최하위에 그쳤던 OK저축은행이라는 점에서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될 만큼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 요스바니의 가세는 분명 가장 큰 전력 상승효과를 불렀다. 하지만 조재성의 놀라운 성장을 빼놓고 올 시즌 OK저축은행의 돌풍을 설명할 수 없다.

이번 시즌은 OK저축은행이 ‘익숙함’을 버리고 ‘새로움’에 적응하는 시기다. 송희채(삼성화재)가 떠났고, 주축 공격수 송명근은 부진하다. 새 외국인 선수와 기존 국내 간판선수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새 얼굴이 필요했다. 지난 시즌 막판부터 중용되기 시작한 조재성이 이제는 OK저축은행의 무게추가 기울지 않도록 하는 분명한 힘이 되고 있다.


조재성은 이날 경기에서 양 팀의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18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도 68.18%로 양 팀 날개 공격수 가운데 최고였다.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았고 블로킹에 서브 득점까지 추가하는 알토란 같은 활약이었다.

경기 후 김세진 감독은 “첫 세트부터 고비가 왔는데 요스바니가 수비도 버텨주면서 해결해주니까 고비를 넘겼다. (조)재성이도 완벽한 세트 플레이가 아닌데 공을 때려주는 걸 보면 양쪽 날개가 잘해주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조재성은 상대적으로 작은 키와 부족한 점프를 대신하기 위해 자신의 공격 위치를 찾아가는 방법을 김세진 감독에게 전수받고 있다.(사진=한국배구연맹)
특히 “재성이가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노력을 많이 했다. 계속 선수들을 봐온 내 눈높이가 있는데 분명 한 단계 성장했다. 잘한 건 잘했다고 칭찬하고 싶다”면서 “작년에는 사람 자체가 가볍다고 할 정도로 가벼운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한쪽 날개를 묵직하게 책임져 줄 정도로 듬직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세진 감독의 칭찬에도 조재성은 쉽게 들뜨지 않았다. 그는 천진난만한 얼굴로 “나는 감독님이나 (상대팀의 박) 철우형을 따라갈 실력이 아니라 마음 놓고 경기한다. 그래서 부담이 없다”고 최근 맹활약의 비결을 꼽았다.

이어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멘탈이 가장 강해졌다. 뻔뻔하게 하고 있다”면서 “지난 시즌 초반 원 포인트 서버로 들어가며 범실이 정말 많았다. 석진욱 코치님이 ‘당근’보다 ‘채찍’을 주셨는데 그때 멘탈이 강해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조재성이 고마워하는 이는 따로 있었다. 바로 지난 시즌 OK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었던 외국인 선수 마르코다. 조재성은 “마르코가 오고 나서 내가 (주전으로) 투입됐는데 그때부터 좋아졌다. 내게는 마르코가 정말 고마운 선수. 그래서 여전히 연락하고 지낸다”라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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