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잘못되고 있는 이 연극, 웃겨도 너무 웃긴다'

연극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내년 1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연극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연극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보통 팔짱 끼고 건조하게 공연을 바라보던 기자들이 아니다. 여기저기서 웃음이 빵빵 터진다. 이런 프레스콜 분위기는 처음이다. 6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진행된 연극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The Play That Goes Wrong) 프레스콜 현장에서다.

제목 그대로 '뭔가 점점 잘못 되어가고 있는' 이 연극은 한 대학 드라마 연구회가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 장르 연극 '해버샴 저택의 살인사건'을 공연하다 벌어지는 일을 극중 극 형식으로 그린다.

연극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연극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미스터리 장르이기에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나, 공연은 의도대로 되지 않는다. 문이 열리지 않고, 벽에서 소품이 떨어지고, 배우들 대사 순서가 틀리는 장면이 반복된다. 급기야 음향장비와 조명이 고장 나는 등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무대 위 배우들에게 벌어지는 비극은 무대 아래 관객들에겐 희극이다. 배우들은 난관 속에서도 공연을 끝까지 이어나가려고 노력한다. 웃기려는 의도는 없다. 하지만 그런 노력과 안간힘이 실제 관객에게는 박장대소가 터지는 포인트이다.

연극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 연출 션 터너.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해진 것처럼, 연극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은 드라마틱한 성장 스토리를 갖고 있다. 이날 프레스콜 시작에 앞서 무대에 오른 연출 션 터너에 따르면, 2012년 처음 이 공연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런던 북부 한 펍 2층에 위치한 50석 정도의 소극장이 무대였다. 첫 공연 날 관객 수는 고작 4명이었다.

그러나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과 입소문에 힘입어, 투자를 받아 공연 규모를 키운다.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진출하고, 영국 투어가 진행된다. 2014년에는 웨스트엔드까지 진출한다. 12주만 하고 막을 내릴 계획이었으나, 4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연극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연극 '더 플레이 댓 고우즈 롱'.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이후 언론의 큰 호평을 받으며, 2014년 왓츠온스테이지 어워즈, 2015년 올리비에 어워즈, 2017년 토니 어워즈 등 전 세계 대표 시상식에서 11개 부문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는 가장 오래 연극되는 공연이 됐다. 미국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독일,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러시아 등 37개국에 수출됐다.

연극은 올해 30주년을 맞은 신시컴퍼니와 40주년을 맞은 세종문화회관이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이다. 한국에서 초연하며, 레플리카 시스템으로 진행된다. 배우들은 4차례 공개 오디션을 거쳐 11명이 선정됐다.

김호산, 선재, 이정주, 손종기, 고동옥, 김강희, 이경은, 김태훈, 이용범, 고유나, 정태건이 출연한다. 11월 2일부터 내년 1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