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명이 '샤워'네요.
"샤워하면서 음악 듣는 걸 좋아해요. 그럴 때 이런저런 잡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고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떠오르죠. '샤워'는 그렇게 탄생한 곡이에요. 상처받았던 기억, 아팠던 기억이 씻겨 내려갔으면 하는 마음, 매일 샤워하듯이 노래를 들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곡을 썼어요"
▷꾸준히 자작곡을 공개 중이죠.
"'샤워'보다 좋은 곡들을 많이 써두었어요. '나만 들을 수 없는 곡이다'라는 생각이 들면 발표를 결정하는데, 썼던 곡들을 차례대로 들려드리려고 하는 편이죠. '샤워'의 경우 가을에 듣기에 좋을 것 같아서 지금 내게 됐어요. 아무리 좋은 곡이라도 게절을 잘 못 타면 주목받지 못하잖아요"
▷어떤 주제의 곡들을 써두었나요.
"이별을 주제로 한 곡들이 많아요. 설레고 기쁜 감정은 잠깐잠깐 오는데 이별은 임팩트도 크고 길게 가잖아요. 이별을 겪었을 때 곡을 쓰면 엄청나게 잘 나오더라고요. '샤워'도 그런 곡 중 하나에요. 그리움을 씻겨내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더라고요"
▷포미닛과 솔로 전지윤의 음악 색깔은 다른 편이에요.
"원래 재지하고 클래식한 조용한 음악을 즐겨 들어요. 안 어울리게 캐럴도 좋아하고요. (미소). 그런 점이 곡을 쓸 때 많이 반영되더라고요. 또 제 노래를 통해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하는 편이다 보니 댄스곡보다는 느린 곡들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회사 없이 처음 활동할 때는 진짜 힘들었어요. 백수가 된 상태인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거죠. 그래서 하루에 가요계 관계자 분들을 3, 4명씩 만났어요. 마케팅팀, 홍보팀, 기획팀, 재무팀 관계자 분들을 만나며 뭘 해야 하는 지를 배웠죠. 그렇게 배우다 보니 혼자서도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혼자여서 좋은 점은요.
"무엇보다 하고 싶은 걸 다할 수 있다는 점이죠.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힐'이라는 이름으로 '그건 내가 정할 수 없는 거라서'라는 곡을 낸 적도 있어요"
▷음원사이트에 그 곡을 검색해보니 댓글이 4개뿐이네요.
"하하. 그렇게 곡을 발표하고 난 이후 '아무런 홍보 없이 단순히 발매만 하면 안 되겠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 같아요.
"아예 없어요. 실패해본 경험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도 나중에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처음에는 꼴찌로 출발했잖아요. 그런 게 단련돼 있어서인지 두려움은 없는 편이에요. 또 남을 의식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전 남 의식을 최대한 안 하려고 해요. 음악이 아닌 다른 일을 하더라도 잘 할 자신이 있다는 생각이 들고난 이후 두려움이 없어진 것 같기도 하고요"
▷어떤 분야에서 잘 할 자신이 있나요.
"연기, 예능 MC 등 짧게 짧게 다 해봤어요. 그중 가장 재밌다고 느낀 건 MC에요. 그리고 경영도 해보고 싶은데, 아이돌을 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요"
▷경영에 관심이 있다니 흥미롭네요.
"포미닛으로 데뷔하고 3, 4년 정도가 지났을 무렵. 회사에 하고 싶은 게 있다고 아무리 소리쳐도 아무도 안 들어주시는 게 너무 절망적이어서 길거리에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어요. 그때 '아, 내가 결정권자가 되어야겠구나'하는 다짐을 했었죠. (웃음)"
▷쓴소리 해줄 사람은 있나요.
"가요계 선후배를 비롯한 관계자분들이 많이 해주세요. 저와 비슷한 또래들은 '홍보 안 해요?' '언니 그럴 거면 차라리 유튜브해요'라면서 쓴소리를 하는 편이고, 어른들은 실용성있게 필요한 연락처를 건네주시는 편이죠"
"무대 갈증을 공연이나 행사, 페스티벌에서 풀기는 하는데, 사실 방송 활동도 하고 싶어요. 그런데 방송하려면 또 여러 사람을 섭외해야 하니까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죠. '음원형 싱어송라이터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는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느낌도 들어요. 방송에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요즘 정말 바쁘게 살아요. 아무도 안 보이는 곳에서 홀로 소처럼 열심히 일하고 있죠. 이걸 유튜브로 보여줘야 하나 싶기도 하고.."
▷다시 태어나도 아이돌에 도전할 생각인가요.
"다시 태어나도 할 것 같아요. 진짜 멋진 직업이잖아요. 수많은 관객 앞에서 끼를 발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래요. 포미닛 브라질 공연 때 인이어로 노래가 안 들릴 정도로 엄청난 환호성을 들었을 때를 지금도 잊지 못하거든요. 전 운이 좋았던 케이스이기도 해요. 정말 운 좋게 회사 오디션에 합격했고, 1년 만에 포미닛으로 데뷔했으니까요. 사실 원래 포미닛 멤버 후보에도 없던 연습생이었는데 밥 굶어가며 연습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셔서 후보가 됐고, 일취월장한 실력을 보여준 덕분에 그렇게 될 수 있었죠"
▷포미닛이 다시 뭉칠 가능성은 있는지.
"전 가수로 활동하고 있으니 다시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좋겠지만, 연기 분야로 간 친구들이 많아서..전 사실 팀 활동을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데, 인생이 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아요. (미소). 물 흘러가듯이 순리대로 살고 있어요"
▷그래도 솔로가수로서 분명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 텐데.
"목표는 항상 1등인데, 마음대로 되는 게 뭐 있나요. (미소). 언젠가 1등자리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곡을 만들어 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