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경찰도 매수" 천억 원대 도박 사이트 일당 검거

총책, 현지 경찰 매수해 공범들 보석으로 석방 시켜

경찰에 적발된 태국의 한 사무실. (사진=경기북부지방경찰청 제공)
태국에서 1천억 원 대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수십억 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지방경창철 국제범죄수사대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운영진 4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총책 A(43) 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불법 도박을 한 51명과 통장 명의를 제공한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 씨 등은 지난 2011년 4월부터 지난달 2일까지 태국 방콕 등에 서버 및 사무실을 두고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4개를 운영해 약 47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방콕 등에 서버와 사무실을 두고 수시로 장소를 옮겨 다녔다. 또 추적이 어려운 메신져 어플인 텔레그램을 통해 연락하거나 3개월에 한 번씩 도박에 사용하는 대포통장을 교체했다.


A 씨의 친형인 부총책 B(44) 씨 등 4명은 지난해 10월 17일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태국에서 징역 3개월 형을 받고 국내로 송환되거나 현지에서 추방돼 한국법으로 또 다시 처벌될 예정이었다.

당시 한국에 머물다 체포를 면한 A 씨는 태국 경찰을 매수해 사기죄 등 허위의 사건을 만든 뒤 B 씨 등을 보석으로 석방되도록 만들었다. 현재 B 씨 등은 태국에서 소재 불명인 상태다.

A 씨는 지난달 2일 체포되기 전까지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도박으로 얻은 수익금 약 47억원의 대부분을 다른 도박 사이트 개설 비용으로 사용했다"며 "일부는 스쿠버다이빙 등 취미생활을 하는데 썼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태국에서 체류 중인 B 씨 등이 수익금을 처리한 만큼 적색 수배를 내리고 인터폴 공조 수사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국내로 송환토록 할 예정이다.

또 이들을 상대로 도박 수익금의 이동 경로를 확인해 환수하는 한편, 도박 행위자들과 통장을 빌려준 명의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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