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정기적으로 모여서 허심탄회하게 국정을 논의해 보자. 이게 바로 여야정 국정 상설 협의체라는 건데요. 문 대통령이 제안한 지 1년 6개월 만인 어제 첫 회의가 성사가 됐습니다. 세부적으로야 어긋나는 것들이 있었지만 어쨌든 대화를 했고 첫 회의에 합의문까지 나왔다는 데 의의가 있죠. 참 이런 모습 정말 오랜만에 봅니다. 저는 반갑습니다. 어제 그 자리에 참석했던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연결해서 자세한 얘기 좀 들어보죠. 홍 원내대표님, 안녕하세요?
◆ 홍영표> 네, 안녕하십니까. 홍영표입니다.
◇ 김현정> 사실 이게 대통령 취임 직후에 제안했던 거잖아요.
◆ 홍영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저는 1년 반 지나서 사실은 잊고 있었는데, 이게 성사가 된 거예요.
◆ 홍영표> 네.
◇ 김현정> 첫 회의, 소감이 어떠세요?
◆ 홍영표> 저도 어제 정말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회동에서 합의가 아주 많이 이루어졌고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화기애애했다면서요?
◆ 홍영표> 네, 그렇습니다. 어제 여야가 이렇게 모이는 게 쉽지 않지 않습니까? 그리고 저희가 협치를 이야기하지만, 이렇게 구체적으로 모여서 국정 현안에 대해서 논의하고 또 합의까지 이룬 게 참 우리 정치사에 많은 것 같지 않습니다.
◇ 김현정> 맞아요.
◆ 홍영표> 또 어제 내용 자체가 민생부터 남북 문제까지 굉장히 광범위한 내용들에 대해서 예상했던 거보다 많은 알찬 성과를 얻었기 때문에 어제 다들 좀 좋은 모임이었다. 이렇게 다들 평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사실 어제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김성태 원내대표가 임종석 비서실장이나 조명균 장관 경질을 강하게 요구할 거다.' 이런 예상들을 했었는데 경질 요구가 어제 안 나왔죠, 그 자리에서?
◆ 홍영표> 그 자리에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그 자리에서는 안 하고 뒤에 비공개에서는 했어요?
◆ 홍영표> 아니요, 아니요. 그 전에 했죠.
◇ 김현정> 그 전에 한 게 다고.
◆ 홍영표> 청와대 가기 전에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했었고요. 그런데 어제는 그런 얘기가 없었고. 그러나 허심탄회하게 할 얘기는 다 하고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 김현정> 경질 요구는 안 한 대신에 어제 요청한 게 하나 있기는 있었어요. 뭐냐 하면 '청와대 인사들의 자기 정치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 이해찬 민주당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가 정례 회동 갖는 거. 이거 국민들이 볼 때는 불필요한 차원에서 많은 오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이런 정례 회동은 좀 중단시켜 주십시오.' 이 요청을 했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홍영표> 아니, 그런데 아시겠지만 국정 운영을 할 때 청와대, 당, 정부가 엇박자 나는 것에 대해서 또 많은 비판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실은 이렇게 당정청이 모여서 여러 가지 문제를 긴밀하게 소통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어제 그 정도로 문제 제기했고 뭐 이게 필요한 거 아니냐. 이렇게 해서 마무리가 됐습니다.
◇ 김현정> 그럼 그거는 더 이상 요청하지 않는 거예요?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고. 이야기 끝난 겁니까?
◆ 홍영표> 그렇게 설명을 했고요. 그냥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아닙니까? 당정청이 긴밀하게 소통하고 여러 가지 국정 현안에 대해서 신속하게 대책도 세우고. 이런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그 문제를 가지고 그렇게 오래 논의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 김현정> 논의한 건 아니고. 이게 이제 얘기가 되는 이유가 '임종석 비서실장이 자기 정치를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즉 권력을 사유화하는 느낌을 준'다는 얘기를 한국당이 계속하고 있는 와중에 이런 정례 회동 중단 요청까지 나온 거라 아마 이슈가 좀 더 된 것 같아요. '권력의 사유화, 자기 정치.'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홍영표> 저는 뭐 그런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운영위원회가 오늘 열리거든요. 그래서 마침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서 모든 간부들이 나오기 때문에 뭐 오늘 운영 위원회에서 그런 문제 제기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로서는 지금까지 그렇게 권력을 사유화했다거나 이런 것은 없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림자 역할을 해야 되는데 자꾸 그림자가 도드라진다. 선글라스 왜 끼느냐.' 이런 얘기들 막 하잖아요?
◆ 홍영표> 지난번 일도 충분하게 해명을 했었고요. 그런 개인 정치라든가 이거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 김현정> 오늘 여당의 원내대표가 나오셨으니까 이야기가 나온 김에. 조명균 장관 경질. 이건 어제 회의에서 나온 얘기는 아닙니다만 야당들이 지금 요구하고 있어요.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의 발언 때문인데. 우리 기업 총수들한테는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 이렇게 했고. 여당 의원한테 '배 나온 사람한테는 예산 맡기면 안 된다.' 이런 말을 했는데 그걸 듣고도 통일부 장관이 왜 가만히 있었냐. 경질해야 된다.
◆ 홍영표> 가장 중요한 거는요, 통일부 장관이 그 자리에 없었고. 국감 질의 과정 중에 그런 이야기를 들었느냐. 이렇게 물어봤었죠. 그런데 본인도 그걸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뭐 이렇게 답변을 정확하게 할 수가 없었죠, 상황이. 그런데 저는 경제인들한테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북측이 무례하고 그거에 대해서는 저희가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도 확인한 바에 의하면 전체적으로 이번에 평양 방문 때, 지난 평양 방문 때 경제인들을 특별대우를 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굉장히 환대하는 분위기였고.
◇ 김현정> 북한이.
◆ 홍영표> 전체적으로 그렇게 윽박지르는 듯한 그런 것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물론 리선권 위원장의 말투 자체가 좀 거칠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하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려진 얘기죠, 사실. 그러면 김태년 의원한테 '배 나온 사람한테 예산 맡기면 안 된다' 이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같은 민주당 의원으로서?
◆ 홍영표> 저는 그러니까 대화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 농담도 할 수 있고 그렇지 않습니까? 뭐 전체적 분위기를 보지 않고 말 한마디를 떼어내서 그거 가지고 큰 흐름을 해석하거나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저도 김태년 의장 같은 경우에 오히려 농담으로 받아들이고 말더라고요.
◇ 김현정> 김태년 정책위 의장 본인은 '그거 농담이었다'?
◆ 홍영표> 네. 뭐 그냥 같이 만찬을 하는 자리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다가 농담도 할 수 있고 그러지 않습니까. 문제는 전체적으로 굉장히 좋은 분위기였다고 하고요.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배 나온 사람으로 따지자면 북한에도 배 나온 관리들이 꽤 많잖아요. 그게 그렇죠. 알겠습니다. 어제 합의문 나온 걸 좀 들여다보겠습니다. 11가지가 써있는데. 대체로 큰 틀에서는 다 합의들이 된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가면 의견 갈리는 게 몇 가지가 있어요. 우선 아동 수당. 확대하자는 큰 틀에는 여야정이 다 합의를 했는데. 한국당에서 '지금 소득 분위 60% 가정에 유아까지만 월 10만 원 주는 걸, 초등학생 둔 가정까지 100%를 주자. 액수도 3년 안에 월 30만 원까지 늘리자.' 이런 새로운 제안을 내놨습니다. 여당 입장 어떤가요?
◆ 홍영표> 우선 아시겠지만 작년 저희 예산 국회 때 90%까지만 주는 선별 복지를 택할 거냐, 100% 전체를 주는 걸 택할 거냐. 이런 논쟁이 국회에서 굉장히 격렬했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야당의, 특히 자유한국당의 요구를 받아들여서 90%만 지급하기로 했는데. 실제로 한 1년 하다 보니까 그 10%를 골라내는 데만 해도 행정 비용이 1000억 넘게 들어간다. 이렇게 확인이 됐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래서 유아들까지 100% 주는 것까지는 다 합의가 됐고.
◆ 홍영표> 네. 현행으로 100% 하는 것. 이것은 이제 법을 바꿔야 되는데 이거는 뭐 여야가 쉽게 합의가 됐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초등학교까지 지금 3년 내로 30만 원을 지급하자. 이렇게 됐는데.
◇ 김현정> 월 30.
◆ 홍영표> 지금 내년도 아동 수당 예산이 총 현재는 2조입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의 김성태 대표가 이야기하는 초등학교 6학년까지 30만 원이면, 한 12조가 들어가야 됩니다. 한 6배가 더 들어가는 거죠. 그래서 이 방향은 맞지만 지금 현재 국가의 재정 상황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함께 검토해 보자. 이 정도 이야기를 했고요. 또 하나는 이게 저출산 극복이 정말 국가적으로 중대한 과제지만 저희가 돈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이것이 또 일반적으로 저희가 지난 한 십몇 년 동안 저출산 정책을 해 오면서 내린 결론 아닙니까.
◇ 김현정> 수당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 홍영표> 그렇죠. 사회의 여러 제도, 문화, 의식 이런 것도 함께 바뀌어야 되고. 예를 들면 직장에서 양성 평등 이런 것들이 실질적으로 제대로 시행이 되고, 여러 가지 이런 정책들이 종합이 됐을 때 저출산 문제 극복이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함께 논의를 해야 된다. 그래서 국회에서 저출산 특위 같은 걸 만들어서 정말 깊게 한번 논의를 하자. 이런 합의를 이룬 겁니다.
◇ 김현정> 그럼 초등학교까지 확대하는 문제는 지금으로서는 여당 입장에 좀 어려운 거다, 예산 너무 많이 든다. 이쪽이세요?
◆ 홍영표> 지금 당장 내년 2조인데 이게 12조로 늘어나면 그게 국가 재정을 고려했을 때.
◇ 김현정> 내년은 그렇고 3년 안에 확대하자는 건데.
◆ 홍영표> 3년 안에도 지금 현재로는 쉽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 홍영표> 그러나 아무튼 여러 가지 방안들을 강구해서 그런 방향으로 함께 노력하는 것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루었습니다.
◇ 김현정> 시간이 지금 한 1분 정도 남았는데 질문거리는 꽤 많아요. 어제 합의가 많이 돼서. 하나만 더 확인할게요.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현재 진행형이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그러셨는데, 북미 회담은 사실상 내년으로 연기가 되지 않았습니까? 북미 회담 전에, 올해 안에 열릴 가능성 홍영표 원내대표는 얼마나 보세요?
◆ 홍영표> 저는 뭐 반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겠지만 미국 중간 선거가 오늘 시작해서 내일쯤 결과가 나오는데요. 그 직후에 폼페이오하고 김영철이 워싱턴에서 만나게 돼 있습니다. 그 협상이 굉장히 중요하고 저는 그 결과에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연내 실현될 수도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반반. 반반에서 1%라도 어느 쪽이 더 높아요?
◆ 홍영표> 정말 반반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잘 모르시겠다는 뜻으로 들리네요, 결국은.
◆ 홍영표> 아니요. 뭐 정부로서는 연내 답방을 북이 약속했기 때문에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 어저께 대통령께서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트럼프와 김정은의 만남 없이도 사실은 우리 먼저 답방이 이루어질 수도 있는 여건들은 마련되어 있는 건가요?
◆ 홍영표> 아니, 그러니까 그렇게 만났을 때 예를 들어서 서울 답방이 실현됐을 때 2차 북미 정상 회담이 도움이 되는 거라면 당연히 해야 되겠죠. 평양이나 서울에서 이것이 2차 북미 정상 회담에 도움이 되겠다면 저는 당연히 이루어지는 거고요. 그렇지 않다면 그 이후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은 '연내 답방이라는 그 말 자체에 연연하지는 않겠다'라는 뜻으로 들려요.
◆ 홍영표> 그렇습니다.
◇ 김현정> 북미 회담에 어떤 게 더 득이 되는가. 남북 관계에 어떤 게 더 득이 되는가에 초점을 두겠다는 말씀으로 들리네요.
◆ 홍영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영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