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넘어 억압 벗어나려는 모든 인간의 이야기" … 연극 '인형의 집'

연극 '인형의 집'.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극작가 헨리 입센이 1879년 발표한 작품으로 사회문제극 연작 중 백미로 손꼽히는 연극 '인형의 집'이 찾아온다.

순종적인 가정주부 노라가 결혼 전에는 아버지의 인형으로, 결혼 후에는 남편의 인형으로 살던 자신의 굴레를 깨닫고 가정과 가족을 떠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오늘날에도 다양한 해석으로 변주되며, 여성해방과 성평등을 환기시키는 문제작으로 평가받는다.

예술의전당이 개관 30주년을 맞아 한국과 러시아 제작진의 협업으로 꾸미는 작품이다.

5일 오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유리 부투소프 연출은 '인형의 집'에 대해 "처음 나왔을 때는 혁명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시 여성의 문제를 이렇게 다루는 건 처음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출은 이 작품을 여성 해방이라는 도식에서 벗어나 의미를 확장하려는 시도를 한다. "평등과 자유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려 했고, 모든 메시지가 작품 안에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리 부투소프 연출.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여성에만 국한된 이야기라기 보다는, 속박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를 쟁취하려는 인류 모두의 이야기라는 의미이다.

노라 역의 배우 정운선은 노라의 대사 '당신도 모든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겠다, 우리는 자유로워져야 한다'를 언급하며, "이 대사는 남녀를 떠나 인간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말이다. 시대를 떠나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단순히 여성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작업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연극은 어떤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유리 부투소프 연출은 "이 작품이 중요한 이유는 답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그런 고민을 삶에서 계속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답을 찾는 것은 우리의, 관객의 역할이다"고 강조했다.

유리 부투소프는 러시아 바흐탄고프극장의 수석 연출가이다. 34세였던 2007년 최고 권위의 연극상인 '황금 마스크상'을 수상했다. '일상적이지 않으며, 특이한 텍스트의 구성과 깊이 있는 문제제기'로 러시아 연극 번영을 이끈 연출가로 평가받는다.

2003년 연극 '보이체크', 2008년 '갈매기' 공연에 이어 이번 작품으로 10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난다. 공연은 6일부터 25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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