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전력' 故 신성일 훈장…'공적 인정'에 달렸다

문체부 측 "특별사면·복권됐지만 형 효력까지 상실됐는지 확인중"
업무지침 따라 '추서'는 제한사유 해당돼도 공적 탁월하면 추천 가능

4일 오전 폐암으로 별세한 영화배우 신성일(본명 강신성일) 씨의 빈소가 서울 아산병원 마련됐다. 고인은 1960~1970년대를 대표하는 국민배우로 한국영화사에 큰 별이었다. 1960년 신상옥 감독·김승호 주연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이후 '맨발의 청춘'(1964년), '별들의 고향'(1974년), '겨울 여자'(1977년) 등 숱한 히트작을 남기며 독보적인 스타 자리에 올랐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세상을 떠난 원로 배우 고(故) 신성일(본명 강신성일·81)의 훈장 추서 검토가 진행 중이다.

고인은 폐암 투병 끝에 지난 4일 새벽 전남의 한 병원에서 향년 8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영화계는 생전 5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는 등 한국 영화계에 남긴 업적을 기려 고인의 훈장 추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걸림돌은 존재한다. 신성일은 정계 진출 당시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돼 2005년 징역 5년과 추징금 1억87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2007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 4주년 기념 특별사면·복권 대상자에 포함됐지만 형 집행 면제뿐만 아니라 형의 선고 효력까지 상실된 상태여야 추서가 가능하다. '2018 정부포상 업무지침'에 따르면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의 형을 형사처분 받은 자는 추천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관계자는 5일 CBS노컷뉴스에 "제한 기준에 따라 형 집행 면제가 아니라 형의 선고 효력까지 상실됐는지 사실 관계 파악이 필요하다"며 "아직 추서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 영화계에서 추서를 하자는 의견을 모았기 때문에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사후에 이뤄지는 '추서'는 제한 기준이 그리 엄격하게 적용되지는 않는다. 추천 제한사유에 해당돼도 공적이 현저히 탁월하고 공적에 비해 형사처분이 경미하다고 인정되면 행정안전부장관과 협의를 거쳐 추천 대상이 된다.

다만 '2018 정부포상 엄무지침'에 명시된 '추서' 요건은 '위험성이 현저한 직무(간첩・범인검거, 화재진압 등) 수행 중 또는 천재지변 등 위급한 상황에서 국가안보 또는 타인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힘쓰다가 사망한 경우'라고 명시돼 있어 제한사유에 고인이 해당될 때, 그 공로가 어떻게 인정받을지는 정부 부처의 판단에 달렸다.

문체부 관계자는 "보통 '순국'한 분들이 추서 대상이라 저런 요건이 있는 것 같은데 문화예술계 다른 인사들도 추서를 해왔던 것으로 안다"며 "우리 내부에서만 공적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 공개 검증도 당연히 이뤄질 것이고, 최종적으로는 행안부에서 부적격 사유 검토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따.

이어 "하루 이틀 안에 결정되는 사안이 아니라 시간이 좀 더 걸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성일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지며 지상학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과 배우 안성기가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고 있다. 발인은 6일 진행되고 장지는 경북 영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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