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몸값 뛰는 아세안 수출시장

중국 성장률 둔화 등 무역전쟁 피해 현실화…인구 6.4억 동남아 대체시장 부상

(그래픽=김성기 PD/자료사진)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중국 경제가 실제로 타격을 받으면서 동남아 아세안 국가들이 유력한 대체 수출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난 1일 전화통화를 기점으로 이달 말쯤 무역전쟁의 '종전' 가능성도 예견되고 있지만 긴장감은 여전하다.

현재까지 양측의 분쟁은 미국의 초강경 일변도에 부담을 느낀 중국이 한 발 물러서는 양상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1일 방문한 미국 의회 대표단에 대화를 통한 갈등 해결을 강조했고,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같은 날 미국 언론에 중국이 화해 제스처를 다음 주에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것 등이 단적인 예다.


실제로 중국 경제는 지난해 6.8% 성장에서 올해 3분기에는 6.5%로 낮아졌고, 특히 제조업 성장률은 최근 1년여 사이에 1% 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 박진우 과장은 지난달 30일 통상리포트에서 "최근 중국의 투자와 소비 증가율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의 분쟁으로 대외무역 환경마저 어려워질 경우 중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주요 기관들은 중국 경제 성장률이 내년 3분기에는 6.1%까지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출의 경우는 올해 3분기 9.1%에서 내년 3분기에는 4.5%로 감소하고, 같은 기간 수입도 15.6%에서 5.8%로 급감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볼 때 가장 큰 수출시장이 지갑을 닫을 우려가 커지는 셈이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실제로 지난 2014년~2016년 중국 경제가 침체했을 때 우리 대중국 수출은 심할 경우 10% 포인트 이상 줄어든 바 있다.

박 과장은 "중국의 내수 소비 감소와 함께 미중 통상관계 악화로 대외 수출 여건이 더욱 나빠질 경우 아직 구조조정 진행 중에 있는 일부 산업에서의 과잉 생산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며 우리 기업의 선제적 대비를 주문했다.

중국 수출시장 위축은 '작은 중국'으로 불리는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 국가들의 몸값을 높이고 있다.

아세안은 인구 6억 4천만명에 경제성장률도 5%에 달하는 거대 수출시장이다. 이에 따라 아세안에 대한 우리 수출 비중은 2007년 10.4%에서 지난해에는 16.6%까지 올라가는 등 우리 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수출 증가율도 2009년~2017년 사이에 전체 증가율이 4.3%인 반면 아세안 지역으로의 수출은 9.0%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아세안은 특히 하이테크와 부품소재산업에 파격적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기존의 값싼 제품 수출시장이 아닌 고부가가치 수출 유망시장으로 발전하고 있어 수출 다변화의 대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신(新)남방정책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동남아 한류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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