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뉴스] 조국 수석, 왜 페이스북 정치에 나섰을까?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김현정의 뉴스쇼(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대기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조국 민정수석의 페이스북 활동이 도마에 올랐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조국 민정수석 제발 나서지 마세요"라며 비판했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몇몇 언론에서는 조 수석의 페북활동을 연일 비판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조국 민정수석은 왜 페이스북 활동을 재개했을까? 항간의 추측대로 자기정치를 하려는 것일까?

오늘 [Why 뉴스]에서는 <조국 민정수석, 페이스북 활동 자기정치일까? 업무연장일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민정수석이 된 뒤 페이스북 활동을 중단하지 않았나?

= 조국 수석은 2017년 5월 11일 페이스북에 청와대에서 근무하게 됐다는 사실을 공지한 뒤 페이스북 활동을 접었다. 트위터는 아예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조국 페이스북 캡처)
그러다가 1년이 안 된 2018년 4월 8일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2017년 5월 11일 민정수석을 수락하는 사진으로 바꾸고 커버사진을 업데이트 했다. 커버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과 2012년 2월 28일 부산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리고 2017년 5월 11일 민정수석 수락사가 담긴 사진을 포스팅했는데, 그 사진에는 "고심끝에 민정수석직을 수락했습니다. 능력부족이지만 최대한 해보겠습니다.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겠지만 맞으며 가겠습니다."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사진=조국 페이스북 캡처)
조국 수석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것은 2018년 7월 24일이다. 노회찬 의원이 사망한 다음날 조문을 한 뒤 "노회찬 의원님 편히 쉬십시요"라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5일 뒤에는 고교 후배인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 박정기 옹이 사망하자 역시 "아버님, 편히 쉬시이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 추모사 말고 본격적으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건 언제인가?

= 8월 25일부터다. 10월 29일까지 2달 넘게 페이스북 활동을 하다가 29일 이후에는
포스팅을 하지 않고 있다.

조 수석은 8월 25일 민주당 우원식 의원의 상임위 활동을 담긴 영상물(#우원식테레비_최저임금과_소득주도성장은_죄가_없습니다)을 공유했다. 이어서 '고용쇼크 착시현상'이라는 월간지 신동아의 기사를 링크하면서 "정독을 권합니다"라고 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 올바르다'는 영상메시지 기사를 공유했다.

그렇게 9월 중순까지 주로 경제이슈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인상' 논쟁이 붙었을때 관련 기사를 링크했다. 9월 중순에는 부동산 관련 이슈를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평양방문 사진과 기사를 링크했다. 중간중간 사법개혁이나 공수처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한 기사를 링크했다.

9월 24일에는 조선일보의 <통일이 미래다> 시리즈 기사를 캡쳐한 것을 공유하면서 "동감하는 조선일보 기사들"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 조국 수석이 공유한 기사를 보면 민정수석의 업무와는 거리가 먼 것 아닌가?

= 그런 점이 있다. 민정수석이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사안을 올리는 것도 논란의 대상이 될텐데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기사를 공유하거나 포스팅을 많이 했다. 페이스북에 공유하거나 링크한 기사나 보도자료를 보면서 홍보수석(국민소통수석)이었나? 라는 의문이 들었을 정도다.

그래서 항간에는 '자기정치를 하려는 것 아니냐?'에서부터 온갖 억측들이 난무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10월 들어서는 조국 수석의 고유 업무와 관련된 포스팅이 주를 이룬다. 특히 사법농단과 관련해 '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다가 강민구 판사와 온라인 설전이 벌어졌고, 그러면서 보수성향 언론의 표적이 됐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나서지 말라'는 말까지 하게 된 것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청와대 제공)
▶ 조국 수석이 자기 정치를 하려 한다는 항간의 설은 사실인가?

= 조국 수석의 행보를 두고 나도는 설은 "자기정치를 하려고 한다', '차기 총선에 부산에서 출마할 거다',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다'는 등등이다. 심지어 '차기 대선을 위해 별도의 팀을 꾸렸다'는 말도 들렸다.

조국 수석에게 이런 항간의 설에 대해 확인을 했더니 "자기정치, 대권시동 등은 황당무계 어불성설!" 이라면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답했다.

조 수석은 "제가 캠프를 차렸다는 얘기는 완전 허위이며, 만약 이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저는 바로 사직해야 마땅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국 수석은 항간에는 차기 법무장관설이 나오기도 한다? 는 질문에는 " 그 역시 찌라시 수준 소문"이라면서 "저는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간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조국 수석은 그동안 "정치하지 않는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여러차례 밝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국 민정수석이 8월 하순부터 페이스북에 글을 적극적으로 올리면서 자기정치를 하려 한다는 비판을 자초한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

▶ 조국 민정수석은 왜 페이스북 활동을 재개한 건가?

= 역대 정부에서는 민정수석을 두고 '청와대의 절반'이라고 불릴 정도로 막대한 권한과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래서 민정수석의 페이스북 활동은 생소한 면이 있다. 그런 점에서 조국 민정수석이 페이스북 활동을 재개한 걸 두고 온갖 억측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첫 번째는 홍보의 필요성 때문이 아닐까 하는 분석이다.

조국 민정수석은 팔로워가 128만명이 넘는 파워트위터리안이었다. 다만 민정수석이 되면서 트위터 활동을 중지하겠다고 선언했고 트위터에는 글을 올리지 않고 있다.

조 수석이 경제관련 기사들을 집중 포스팅 할 8월 하순에는 소득주도 성장문제와 최저임금 인상문제로 문재인 정부가 연일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는 시기였다.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에 대한 공격도 많았다. 그래서 청와대 차원에서 대중적인 영향력이 있는 조국 수석을 통해 홍보를 하려고 했던게 아닌가 하는 추론이 가능하다.

두 번째는 공수처설치와 검찰개혁을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조국 수석은 9월 5일 페이스북에 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의 보도자료를 공유했다.

그 보도자료는 "국회는 사개특위는 구성을 서둘러 완료하라!", "그동안 공수처 설치법 통과에 소극적이었던 자유한국당은 전향적인 자세로 사개특위에 임하라!", "사개특위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을 우선 처리하라!"는 요구를 담은 것이었다.

조 수석은 9월 27일에는 중앙일보의 "검찰 개혁의 외길, 공수처"라는 기명 칼럼을 공유하면서 공수처 문제를 다시 부각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는 조국 수석이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에도 계속 주장하던 것들이다.

세 번째는 무엇보다도 사법농단의 공정한 재판을 위해서는 '특별재판부'가 필요하다는 걸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조 수석은 10월 7일 <양승태 법원행정처, 최순실 구속 후 '朴 법률 자문' 정황>이라는 CBS 노컷뉴스의 기사를 링크하면서 "이하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법원행정처의 유착을 보여주는 새로운 악례이지만, 보수야당과 언론은 전혀 주목하지 않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국회 사개특위위원장인 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공유하면서 "박영선 의원님의 혜안과 정치력을 믿습니다!"는 포스팅을 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특별재판부' 구성의 필요성을 언급한 기사나 박주민 의원의 글 등을 공유했다.

조국 수석은 페이스북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저로서는 특별재판부가 아니면 안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욕을 먹더라도 특별재판부 문제를 여론화시키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 조 수석이 앞으로도 페이스북 정치를 계속 할까?

=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국 수석은 "사법개혁 문제가 이미 국회로 넘어갔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본다."면서 "이미 여야 4당에서 특별재판부법을 발의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더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활동을 중단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러지 않을까 싶다."면서 "민정수석 업무 관련해서 새로운 게 없다면 검찰개혁이나 사법개혁 관련해서 새롭게 페북에 글쓸일은 없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조 수석은 다만 "제가 안 쓰겠다고 한 적이 없기 때문에 다시 안 쓴다거나 중단한다고 말하는건 어폐가 있고, 업무관련성이 있으면 쓸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당분간은 제가 할 수 있는건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사진=조국 페이스북 캡처)
▶ 조국 민정수석이 '페이스북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거냐?

= 조국 수석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걸 자기정치가 아니라 업무의 연장이라고 주 장한다.

조 수석은 "저의 이 행동(페이스북 활동)을 정치적 행동으로 보지 마시고 업무의 연장선이라고 보는 게 맞다. 나중에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여론은 조 수석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걸 '페북정치' 또는 '자기정치' 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페북정치'라고 해도 도리가 없을 것이다.

조국 수석은 그동안 정치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때마다 '정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해왔다.

조국 수석은 대선 행보를 위해 별도의 팀을 구성했다는 설에 대해 "그건 정말 말이 안 되는 설에 불과하다"면서 "여기(청와대) 앉아서 무슨 팀을 꾸리겠나? 정치할 생각 없다. 정치할 생각이면 이렇게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조국 수석은 "저는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갑니다." 라고 거듭 강조한 만큼 지켜봐야 할 것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