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한국이 전시작전통제권 가져도 주한미군·연합사 유지

미래연합사 사령관은 한국군 대장이,부사령관은 미군 대장이 맡기로 합의
'비질런트 에이스' 유예 결정…美, 9·19 군사합의서 지지 표명

제50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위해 미국 워싱턴 D.C에 도착한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30일 한국전 기념공원을 찾아 헌화를 하고 있다.(국방부 제공) 국방부 제공
한국과 미국은 현지시간으로 31일 워싱턴D.C에 있는 펜타곤(국방부)에서 제50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열고 한국으로 전시작전통제권이 환수된 이후에도 주한미군과 연합군사령부를 유지하기로 했다.

또 한국이 전작권을 환수한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형태의 한미연합사를 유지하면서 사령관은 한국군 대장, 부사령관은 미군 대장이 맡는 미래 연합지휘구조에도 합의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SCM 회의가 끝난 뒤 이런 내용이 담긴 '연합방위지침'에 서명했다.

8개 항으로 이뤄진 연합방위지침은 전작권 환수 이후 연합방위태세가 어떻게 작동되는지에 대한 전략문서다.

연합방위지침에는 우선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상징인 주한미군은 전작권 환수 이후에도 한반도에 계속 주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작권 환수 이후에도 지금의 한미연합군사령부 형태의 지휘구조를 유지하되 연합사의 사령관은 한국군 대장, 부사령관은 미군 대장이 맡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된 전작권 환수 이후 한국군 주도의 연합사 편성 논의가 양국 국방장관이 서명한 문서로 확정된 것이다.

현재 연합사는 미군 대장(주한미군사령관)이 사령관, 한국군 대장이 부사령관을 맡고 있다.

한미는 연합방위지침과 함께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 기본문 수정 1호'에도 서명했고, '미래지휘구조 기록각서(MFR) 개정안'과 '한국 합참-유엔사-연합사 관계 관련 약정(TOR-R)'도 승인했다.

전작권 환수와 관련한 4개의 주요 문서에 한미가 합의함에 따라 전작권 환수 준비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2014년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원칙을 유지하면서 한국군 주도의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검증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양국은 한국군 주도의 미래 연합지휘체계를 검증하는 절차 중 검증 이전평가(Pre-IOC)를 생략하고 1단계인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을 내년부터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내년부터 기본운용능력 검증에 돌입하고 이후 단계적인 검증 절차가 원활히 추진되면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전작권 환수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미는 이와 함께 올해 12월로 예정됐던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를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의미다.

작년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때는 북한이 미 공군 스텔스 전투기인 F-22와 F-35A의 한반도 전개에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한미는 비질런트 에이스를 유예하면서도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기존과 다른 방식의 연합공중훈련을 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한미 국방장관은 이런 내용이 담긴 제50차 SCM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SCM 공동성명에는 ▲ 미국의 대한민국 방위공약 및 확장억제 수단 제공 재확인 ▲ 미국 측의 9·19 군사합의서에 대한 지지 표명 ▲ 연합사 본부의 국방부 역내 이전 명문화 ▲ 우주·사이버 방산 협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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