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31일 기자들과 만나 "비건 특별대표가 어제 정의용 실장을 면담하기 전에 윤건영 실장을 면담했다"며 "미국의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실장은) 1차 남북정상회담 전에 대표단으로 방북해 북측과 소통 경험이 있고 2차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도 배석했던 사람"이라며 "청와대 직책상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총괄하는 곳이 국정상황실이다보니 비건 대표 입장에서 만나야 할 청와대 실무책임자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모든 국내외 정보가 모이는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 임명됐고, 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화해무드가 조성된 직후인 3월에 정의용 안보실장과 함께 방북해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관계가 요동칠 때 열린 2차 남북정상회담도 수행했으며, 지난달 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 실무준비도 수행했다.
9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비건 대표가 임종석 비서실장에 이어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남북관계 실무준비까지 깊숙히 관여한 윤 실장을 면담한 것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관계와 비핵화 현안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중은 물론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근간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건 대표는 묵직한 자료집을 하나하나 다 보고 많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건 대표가 방한 중 청와대 사람들도 주로 만났다는데 여러사람을 만나서 한국 이야기를 많이 듣겠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며 "과거의 예를 보면 (미국 인사가) 이야기 듣는 자체가 의미가 크다. 매우 긍정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