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31일 오후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 주재로 열린 관계기관 합동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공공기관 채용비리 정기 전수조사 계획'을 확정했다.
공공기관 채용 비리 전수조사는 지난해말 이후 1년만이다. 지난 4월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채용 비리 점검을 매년 정례화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이뤄지는 첫 정기 조사다.
정부는 특히 상시감사를 위해 권익위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 추진단'도 발족했다.
추진단은 다음달 6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공공기관 1453곳의 채용 전반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기재부가 공공기관 338곳, 행안부가 지방공공기관 847곳, 권익위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공직유관단체 268곳을 각각 조사하게 된다.
점검 대상은 지난해말 특별점검 이후의 모든 신규채용뿐 아니라, 최근 5년간 이뤄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도 포함됐다.
지난 국정감사를 전후해 불거진 '고용 세습 의혹' 여부를 정밀검증하는 한편, 야당의 지속적인 공세를 사전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기관장 등 임직원의 채용 청탁이나 부당지시 여부, 이에 따른 인사부서의 채용 업무 부적정 처리 여부, 채용절차별 취약요인 등도 집중 점검 대상이다.
전수조사 기간 동안 권익위는 채용비리 특별 집중신고기간도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과 세종의 권익위 사무소에 마련된 '채용비리 통합신고센터'를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 또는 부패‧공익신고상담(☎1398), 국민콜(☎110), 청렴신문고(www.1398.go.kr)·국민신문고(www.epeople.go.kr)·권익위(www.acrc.go.kr) 홈페이지에서도 신고할 수 있다.
이번 조사로 적발된 채용비리에 대해선 소속기관 인사권자에게 징계·문책·채용취소 등 엄정한 조치를 요청하는 한편, 비리 개연성이 농후한 경우엔 검경에 수사도 의뢰할 방침이다.
특히 피해자의 범위를 확정할 수 있는 경우엔 재시험 기회 부여 등을 통해 적극 구제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앞으로 연간 단위 전수조사를 계속 벌여 채용 비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나갈 계획"이라며 "공정성을 저해하는 제도적 미비점도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다.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채용 비리를 예방하기 위한 관련지침도 마련된다. 전환단계별로 강화된 검증단계를 적용하는 게 주요 골자로, 조만간 고용노동부가 각 기관에 보낼 예정이다.
가령 현 정부 출범 이후 전환 대상자 명단을 사전 확보해 특별관리하는 한편, 종전 회사의 경력증빙자료를 받아 채용일을 확인하도록 했다. 또 추가 면접 등을 통해 채용경로와 친인척 여부 등을 확인한 뒤 '공정채용 확인서'를 첨부하게 했다.
정부는 부정 사실이 확인될 경우 엄정조치하되, 정규직화 정책은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정규직화 정책은 심각한 사회문제인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격차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수단"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