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7개월만에 반등했지만…생산·소비 동반감소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6개월째 감소…통계청 "경기 좋지 않다"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아온 설비투자가 7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이번엔 소비가 장애물로 떠올랐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08.8을 기록해 한 달전보다 2.2% 감소했다.

지난 5월 1.2% 감소한 뒤 4개월 만의 감소세 전환이자, 지난해 12월의 2.6%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반면 설비투자는 2.9% 증가해 지난 3월 이후 6개월째 이어진 감소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의 설비투자 증가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특수산업용 등 기계류 투자도 11.5% 증가했지만, 건설기성은 지난달보다 3.8% 줄어들며 2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냈다. 건설수주 역시 지난해 같은달보다 6.6% 감소했다.

전(全)산업 생산지수는 106.6으로 한 달전보다 1.3% 하락했다. 3개월 만의 하락세 전환이다.


광공업은 자동차와 전자부품 등을 중심으로 2.5%, 제조업은 2.1% 각각 하락했다. 광공업 하락 폭은 지난해 2월의 3.0%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큰 수치다.

제조업 재고는 자동차와 화학제품 등에서 증가한 반면 1차금속과 통신·방송 장비 등에서 감소해 한 달전보다 1.2% 줄었다. 서비스업생산은 2개월째 보합 상태를 나타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한 달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2포인트 낮아졌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4개월째 마이너스여서 '경기 하강 신호'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감소하면 경기하강 신호로 본다.

통계청 어운선 산업동향과장은 "설비투자가 7개월 만에 증가했지만 주요 지표가 대부분 감소세로 전환하거나 지속됐다"며 "동행지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현재 경기상황이 좋지 않다는 걸 부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 전환점을 공식화하려면 종합 판단과 전문가 의견 보완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지만, 과거에 비해 늦지 않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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