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3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넥센과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2 대 3로 아쉽게 졌다. 앞선 1, 2차전 연승 뒤 당한 패배다.
PO 미디어데이에서 트레이 힐만 감독과 한동민, 박종훈이 펼쳤던 세 손가락의 의지가 지켜지지 못했다. 당시 세 명은 PO 승패를 예측하는 질문에 3연승과 '당신을 사랑한다'는 의미로 오른 엄지와 검지, 새끼 손가락을 폈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패배였다. 3연승으로 정규리그 우승팀 두산이 선착한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할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이날 SK는 넥센보다 1개 많은 8개의 안타를 때리고도 졌다. 1점 차로 뒤진 6회 1사 만루에서 나온 대타 정의윤의 병살타가 일단 뼈아팠다. 또 2회말 2사 2, 3루에서 넥센 주효상의 타구가 불규칙 바운드되면서 1루수 박정권이 잡지 못해 2타점 적시타로 이어진 불운도 있었다.
무엇보다 홈런 군단 SK의 장점이 고척의 벽에 막힌 게 아쉬웠다. SK는 1차전에서 박정권의 끝내기 2점포 등 홈런 4개, 2차전에서도 김강민의 결승 솔로포 등 홈런 3개를 몰아치며 2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3차전에서도 2회 제이미 로맥의 선제 솔로포, 5회 강승호가 날린 추격의 솔로포가 나오긴 했지만 2개의 타구가 아쉽게 고척 담장을 넘지 못했다.
1 대 2로 뒤진 5회. SK는 동점에 이어 역전까지 이룰 기회가 2회 있었다. 일단 선두 타자 이재원 타석이었다. 이재원은 한현희의 3구째 복판 속구를 통타, 오른쪽으로 큼직한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담장 바로 앞에서 우익수 제리 샌즈에 잡혔다.
강승호의 동점 홈런 뒤 더욱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2사에서 9번 박승욱이 이번에는 왼쪽으로 이재원보다 더 큰 타구를 날렸다. 그러나 역시 2% 모자라 담장을 맞고 떨어졌다. 문학이라면 100% 홈런이었지만 2루타에 그쳤다.
그게 아쉬웠는지, 아니면 홈런인 줄 알고 덜 뛰었는지 박승욱은 주춤하다 3루까지 내달렸지만 넥센의 깔끔한 중계로 아웃됐다. 만약 이게 넘어갔다면 경기 흐름도 SK 쪽으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결국 SK는 5회말 결승점을 내주고 말았다.
SK는 홈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승부처마다 홈런이 펑펑 터지며 승기를 가져왔다. 그러나 고척에서는 쉽지 않았다. 홈이라면 넘어갔을 타구들이 막혔다. 실제로 SK가 1, 2차전에서 날린 홈런의 상당수가 담장을 살짝 넘었던 타구들이었다.
그렇다면 짜임새가 중요했는데 승부처에서 SK의 적시타는 터지지 않았다. 8회말 무사 2루에서 한동민-최정-로맥 등 119홈런을 합작한 SK 중심 타자들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SK는 올해 넥센과 16경기에서 28홈런을 날렸다. 홈에서 18개였고, 고척에서는 10개였다. 홈에서 4승4패였고, 고척에서는 3승5패로 밀렸다. 과연 4차전에서 SK가 고척 스카이돔이 자랑하는 '통곡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