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주요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수신잔고가 증가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A은행은 지난 9월말 현재 요구불예금과 MMDA(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합산액이 전월 대비 2.59% 증가해 70조원대 잔고를 기록했다. 10월 잔고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9월대비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달 B은행도 전월대비 2.98% 증가한 90조원대 요구불성 예금 잔고를 기록했다.
이 은행은 7월 이후 꾸준히 요구불예금 잔고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 은행 관계자는 "10월 데이터를 봐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지만, 최근 3개월 요구불예금 수신이 증가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1년전과 비교해도 4대 시중은행은 신한은행 2.96%, 하나은행 2.48%, 우리은행2.44%, 국민은행 0.36% 등 지난해 3분기에 비해 요구불예금 규모가 늘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뚜렷한 증시 하강세에 따라 유동자금이 은행권으로 흐르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날 코스피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당일 개인 투자자들은 3600억원 가량을 내다팔았고, 전날도 4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 하락세는 지난달 말 이후 지속되는 양상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던 집값은 정부의 9·13대책 발표 이후 진정 국면에 들어 부동산 투자의 매력이 사라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올해 2월부터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보이기 시작해 최근 큰 폭의 하락세가 진행되고 있고, 위험자산들이 현금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예금금리가 많이 오르지 않아 정기예금으로 이동은 많지 않고, 글로벌 증시 조정으로 저가매수를 노리는 고객들이 많아 즉시 인출 가능한 요구불 통장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연말을 앞둔 시점에 불거질 추가 변수로 시중자금 흐름이 막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시중 자금을 은행이 흡수하면서 내보내지는 못해 소화불량에 걸릴 가능성이다.
다음달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금리 상승에 힘입어 정기예금 등 저축성 예금으로까지 뭉칫돈이 쏠릴 가능성이 있는 데다, 반대로 은행권에 대한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 규제가 31일 정식 시행되면서 대출은 축소가 불가피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