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경찰에 따르면, 올해 초 해외 블로그 사이트인 텀블러에서 몰카 영상 90여개를 샀던 박모(21)씨는 이를 다시 되파는 글을 텀블러에 올렸다. '장실(화장실) 영상 판매합니다'는 제목이었다.
글을 보고 접근해 온 이들에게 지난달 닷새 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 20만원을 받아 챙겼다. 90개 패키지당 3만~6만원 정도를 받았는데, 사려는 사람과 가격 협상을 했다고 한다. 대부분 화장실을 이용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불법 촬영한 영상이었다.
경찰에 붙잡힌 박씨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영상을 살 때 썼던 돈을 채우려고 범행을 저질렀다"며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박씨를 일단 불구속 입건했다. 압수한 박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분석해 추가 범행 등이 발견되면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청이 지난 8월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을 설치해 미 연방수사국(FBI) 등과 공조 방침을 밝히며 집중단속에 나섰지만, 몰카 유통지로 지목된 텀블러처럼 해외에 서버를 둔 SNS의 경우 수사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재정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4년 이후 카메라 등 이용촬영 범죄 현황' 자료를 보면 4년 동안 불법 촬영 범죄로 검거된 피의자는 1만 6802명에 이른다.
자료에 따르면 이같은 혐의로 검거된 피의자는 2014년 2905명에서 2015년 3961명, 2016년 4499명, 지난해 5437명으로 4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