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철회해줄게" 사고 낸 버스 기사에게 돈 받은 대표이사

간부들도 개입…2억원 부당이득 챙겨

(사진=자료사진)
대전지방경찰청은 교통사고를 낸 회사 소속 시내버스 기사들에게 면책금·개인합의금 등으로 돈을 받은 혐의(공갈 등)로 버스업체 대표이사, 간부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회사 대표 A씨와 간부 B씨 등은 사고율을 낮춰 시의 재정지원금을 많이 받기 위해 교통사고를 낸 소속 버스기사들에게 "취업규칙상 대물 500만원 이상 사고 야기 시 해고사유에 해당된다"며 징계절차를 통해 해고했다.

이후 생계를 위협받은 버스기사에게 해고를 철회해주는 조건으로 의무에 없는 확약서를 작성하게 했다.


이들은 사고처리 명목으로 면책금을 받아 버스공제조합에 보험금을 반납해 사고율을 줄이거나, 현금을 받아 빼돌리는 등의 수법으로 지난 2012년부터 최근까지 총 55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간부 B씨는 보험금을 개인계좌로 받거나 처남 등 지인 21명을 사고 피해 승객인 것처럼 꾸며 합의금을 받아 챙기는 수법으로 2012년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약 2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겨 사기 등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처남도 사기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 대부분은 해고 등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 부당한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고, 대출 또는 가불을 통해 돈을 마련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전시는 지난 2005년 7월 4일부터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면서 보험가입 지원금을 통해 시내버스 회사가 사고율을 자발적으로 줄이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사고율을 줄이기 위해 버스 정비, 버스기사 안전교육 등 전반적인 근무환경을 개선하기보다 사고비용을 버스기사 개인에게 전가하는 행태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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