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측근 '서유기' 박모씨는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지사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드루킹 일당은 그동안 김 지사가 시연회에 참석해 댓글조작을 지시했다고 주장했고, 김 지사 측은 시연회 참석을 부인해왔다.
이날 박씨는 "2016년 11월 9일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아지트인 경기 파주 소재 사무실을 방문해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박씨에 따르면 김씨는 김 지사 방문 수일 전부터 브리핑할 자료를 미리 준비하라고 지시했고 '둘리' 우모씨에게는 킹크랩의 '프로토타입' 개발을 마치라고 독촉했다.
박씨는 본격적인 시연에 앞서 미리 예행연습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를 소개하는 문서를 보여주다가 '킹크랩 극비' 차례가 나오면 김씨와 김 지사를 제외하고든 모두 강연장을 나가도록 준비했다는 것이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연습한대로 킹크랩 시연회가 열렸냐"라고 묻자 박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가 댓글작업을 허락을 허락했다는 취지의 말을 드루킹으로부터 전해들었다고 증언했다.
김 지사가 댓글작업을 인식한 정황을 드러내는 간접적인 진술도 나왔다.
박씨는 경공모 회원들이 모인 텔레그램 방에 댓글조작을 해야할 기사 주소(URL)을 올리면서 특정 기사에는 'AAA' 표시를 적었다고 밝혔다.
해당 표시에 대해 박씨는 "김 지사가 보낸 기사이니 우선 순위를 두고 작업을 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검에 따르면 김 지사가 김씨에게 URL을 보내면 김씨가 이를 경공모 회원들에게 전달해 조작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댓글작업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드루킹은 "A다 얘들아. 이거 놓쳤으니 빨리 처리해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박씨는 시연회 다음날 "김 지사가 '거사'에 대해 공격이 있을 경우 책임지고 방어를 해줄거라는 말을 드루킹으로부터 들었다"고도 주장했다.
이후 인사청탁 문제로 김 지사의 사이가 틀어지자 김씨가 만약이 사태를 대비하는 움직임도 법정에서 공개됐다.
박씨는 "드루킹으로부터 신변의 위험이 있으니 (김 지사와) 관련된 자료를 모아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박씨는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김 지사와 관련된 작업 내용을 '바둑이'라는 폴더에 정리했다고 증언했다.
김 지사 측은 증인의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김씨가 감옥에 있을 당시 드루킹 일당으로 하여금 진술을 어떻게 해야할지 대응 방안을 마련해 변호인을 통해 전달한 적이 있다"며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이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