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저린 후회' 김성현 "참아야 했는데 왜 그랬을까요?"

'내가 왜 그랬을까' SK 내야수 김성현은 넥센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점 홈런을 날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지만 2차전에서 손가락 욕설 파문으로 경고 조치를 받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본인도 상대 도발에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한 부분에 대해 후회를 하고 있다. 사진은 1차전에서 홈런을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사진=SK)
1차전 승리 주역 중 한 명에서 2차전 욕설 파문의 당사자가 됐다. 상대 도발에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SK 유격수 김성현(31)이다.

김성현은 28일 인천 SK 행복드림 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넥센과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3회초 수비 도중 상대 선수 제리 샌즈에게 손가락 욕설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1사 1, 2루에서 김성현은 박병호의 땅볼을 잡아 2루로 토스, 1루까지 이어지는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1루 주자 샌즈가 송구를 방해하기 위해 2루수를 향해 슬라이딩을 깊게 했고, 강승호가 부딪혀 쓰러졌다.

동료의 부상을 걱정한 김성현이 샌즈에게 항의했고, 곧 설전이 벌어졌다. 이후 김성현이 욕설을 의미하는 오른 중지를 샌즈를 향해 들어보였다. 두 팀 선수단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와 대치했다.


별 충돌 없이 대치 상황은 금세 끝났지만 김성현의 손가락 욕설 장면이 TV 중계에 확연히 잡혔다. 올해 KBO 리그의 잔치인 가을야구에 어울리지 않는 볼썽사나운 모습이었다. 경기 후 KBO는 김성현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다.

넥센 제리 샌즈가 28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회 2루로 슬라이딩하다 김성현 등 SK 선수들과 설전을 벌이는 모습.(인천=넥센)
분명히 김성현은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 어린이 팬들도 함께 보는 경기였다. 더군다나 SK는 전날 1차전에서 최정이 상대 머리 쪽 속구에 흥분해 방망이를 집어던져 그라운드 대치 상황을 촉발해 이미 경고 조치를 받은 상황이었다.

다만 억울한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설전 과정에서 샌즈가 먼저 욕을 했다는 정황도 나왔기 때문이다. 경기 후 SK 주장 이재원은 "김성현이 흥분이 지나쳐 선을 넘었다"고 사과하면서도 "그러나 샌즈가 먼저 욕을 했다고 하더라"고 해명했다.

김강민 역시 경기 후 "샌즈가 'F***'이라는 욕설을 했다고 김성현으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좌익수 김동엽도 샌즈의 욕설이 들렸다고 덧붙였다. 이런 점에서 KBO가 김성현에게만 경고 조치한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원인 제공은 샌즈가 했어도 김성현이 손가락을 치켜든 것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 김성현 역시 늦었지만 깊은 반성과 후회를 하고 있다. 경기 후 김성현은 구단 관계자를 통해 "참았어야 했는데 그때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회한을 털어놨다.

김성현은 PO 1차전에서 상대 필승 카드 안우진으로부터 3점 홈런을 날리며 10 대 8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2차전 욕설 파문으로 1차전의 활약이 묻히게 됐다.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는 김성현이 향후 논란을 날려버릴 활약을 펼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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