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외국인 임원 94명…삼성 계열사가 절반 이상

CXO연구소 분석…3년 전보다 오히려 감소, 80개 기업은 '0'

국내 100대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임원이 10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보다 오히려 줄어든 데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가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인재 영입 노력이 부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기업정보 분석업체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에 따르면 매출 기준 국내 100대 기업의 임원 명단을 분석한 결과 전체 임원 6천843명 가운데 외국인은 94명(1.4%)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5년 조사 때의 101명보다 줄었고, 전체 임원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5%에서 0.1%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외국인 임원을 보유한 기업 숫자는 3년 전 18곳에서 올해는 20곳으로 늘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임원이 100대 기업 전체의 47.9%에 해당하는 45명에 달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현대차가 두 번째로 많았지만 8명에 그쳤고 ▲ 동양생명 5명 ▲ LG전자·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쌍용차 각 4명 ▲ 한온시스템·현대모비스 각 3명 등이었다.

국내 100대 기업의 외국인 임원이 3년 전보다 줄어든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삼성 계열사의 요인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가 이 기간에 57명에서 45명으로, 삼성물산이 13명에서 4명으로 각각 줄었고,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SDI, 삼성전기 등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삼성 계열사를 통튼 외국인 임원은 총 55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디자인과 연구개발(R&D)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 전문가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외국인 임원이 늘었다.

지난 2015년 2명에 불과했던 현대차는 8명으로 증가했고, 3년 전에는 단 한 명도 없었던 기아차도 2명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오일선 소장은 "국내 100대 기업 가운데 80곳은 외국인 임원이 한 명도 없다"면서 "다양성과 글로벌 기업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인재 채용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순혈주의와 경직된 문화가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100대 기업의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는 에쓰오일의 오스만 알 감디 대표이사와 동양생명 뤄젠룽(羅健榕) 대표이사 등 2명이다. 삼성전자 북미 총괄인 팀 백스터, 현대차 시험·고성능차 담당 앨버트 비어만, 기아차 디자인 담당 피터 슈라이더 등 3명은 '사장' 타이틀을 갖고 있다.

외국인 임원의 평균 연령은 53.5세였다. 아시아나 항공의 야마무라 아키요시(山村 明好) 부사장이 1948년생(70세)으로 최고령자이고, 최연소 임원은 1981년생(37세)인 삼성전자의 프라나브 미스트리 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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