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서 고립된 관광객들 귀국 이어져…집으로 총총

"호텔 지붕도 날아가" 공항 폐쇄 나흘만에 귀국

태풍 '위투'로 사이판에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 중 일부가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태풍 '위투'로 사이판에 발이 묶였던 한국인 관광객들이 28일 본격적인 귀국 행렬을 시작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사이판에,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괌에 각각 임시기 1편씩을 보내 승객들을 옮겨오기 시작했다.

사이판에서 한국인을 포함한 탑승객 258명을 실은 아시아나기는 현지 공항 사정으로 40여분 늦게 출발해 이날 오후 7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지친 기색으로 입국장에 나타난 관광객들은 "최대한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다"며 걸음을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관광객 김모(64)씨는 "호텔에서 '땅땅'하는 소리가 나면서 지붕이 날아가고 유리창이 깨지더니 바닥에서 물까지 솟아오르더라"며 "함께 있던 손주들이 울고 무서워해서 정말 혼이 났다"고 말했다.


딸과 함께 여행을 떠났던 유모(80)씨는 "사이판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을 때 가이드로부터 태풍이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도로 위에 넘어진 전봇대 따위만을 보면서 내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에 있는 집으로 가는 차표를 얼른 사서 바로 떠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이날 군수송기를 통해 330명을 사이판에서 괌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괌에 임시기를 보내 승객 142명을 싣고 이날 오후 6시 50분쯤 착륙했다. 티웨이항공 역시 괌에 보낸 189석짜리 임시기가 이튿날 오전 12시 5분쯤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 외에도 괌에 정기노선을 운항 중인 대한항공과 진에어, 제주항공 등이 여분의 자리에 순차적으로 승객들을 실어올 예정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오는 29일엔 국적기 4대가 직접 사이판에 들어가고 이튿날엔 2대가 추가로 투입되면서 이틀 안으로 고립돼있던 관광객 전원이 빠져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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