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난타전, 오늘은 진흙탕' 엉뚱한 PO 열기

27일 넥센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점 홈런 등 활약한 SK 김성현은 28일 2차전에서 상대 거친 태클에 손가락 욕을 하면서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은 전날 1차전 홈런 세리머니 모습.(사진=SK)
어제는 난타전이었다면 오늘은 진흙탕이었다. SK와 넥센이 맞붙은 가을야구가 이래저래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두 팀은 28일 인천 SK 행복드림 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맞붙었다. SK는 전날 끝내기 승리의 여세를 몰아 홈 2연승을, 넥센은 아쉬운 패배를 설욕하고 승부의 원점을 노렸다.

전날은 대단한 타격전이 펼쳐졌다. SK가 4개, 넥센이 3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화력 대결을 펼쳤다. SK 김광현, 넥센 제이크 브리검 등 에이스가 나섰지만 홈런 2개씩을 얻어맞고 각각 6이닝, 4이닝 5실점씩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승부도 극적이었다. SK는 6회까지 8 대 3으로 앞서 승기를 잡았지만 5회에 이은 송성문의 연타석 2점포 등 7회만 5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9회말 가을 사나이 박정권의 짜릿한 끝내기 2점 홈런으로 먼저 웃었다.

이날은 다른 방향으로 경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바로 두 팀의 신경전이었다. 이미 두 팀은 전날 SK 최정이 브리검의 머리 쪽을 향한 위협적인 속구에 방망이를 집어던지며 그라운드 대치 상황을 벌였다. 그러나 이날은 신경전이 가열됐고, 볼썽사나운 장면도 나왔다.

문제는 3회초 넥센 공격 때 벌어졌다. 1사 1, 2루에서 박병호의 땅볼은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됐다. 그러나 1루 주자 제리 샌즈가 베이스를 찍어 포스 아웃을 만든 뒤 1루로 송구하려는 2루수 강승호 쪽으로 슬라이딩하면서 충돌이 일어났다. 샌즈는 강승호의 왼 다리에 손을 쓰는 장면도 포착됐다. 강승호는 병살을 완성하긴 했지만 쓰러지고 말았다.


SK와 넥센 선수들이 28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회 그라운드 대치 상황을 벌이고 있다.(인천=넥센)
이에 SK 유격수 김성현이 샌즈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오른 중지를 들어 손가락으로 욕을 했고 설전이 벌어졌다. 이에 두 팀 선수단이 모두 달려나와 연이틀 그라운드에서 대치했다. 선수들이 금세 들어가 큰 충돌은 없었지만 씁쓸한 장면이었다. 원인을 제공한 샌즈나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욕설을 한 김성현 모두 잘못이 있다.

이날은 경기 전에 이어 경기 중간에도 비가 내렸다. 질척해진 그라운드에 수비하던 넥센 선발 에릭 해커가 넘어지기도 했다. 플레이 내용도, 실제 그라운드도 진흙탕 경기가 된 모양새다.

현재 KBO 리그는 위기 상황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에도 병역 혜택 논란이 빚어져 질타를 받은 데다 KIA와 롯데, LG 등 최근 가을야구가 무산돼 정리 작업에 들어간 구단들도 시끌시끌하다.

한 야구 관계자는 "어제 PO 인터넷 중계 시청 인원을 보니 5만 명 정도였는데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는 35만 명이더라"고 근심스런 표정을 지었다. 가뜩이나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한 시즌의 잔치 격인 가을야구에서 더 이상 이런 모습이 나와서는 곤란하다.

경기 후 이재원, 김강민 등 SK 선수들은 "샌즈가 먼저 욕을 해서 김성현이 화를 참지 못하고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KBO는 김성현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다.

경기에서는 SK가 경기 MVP 김강민의 결승포와 이재원, 최정 등의 홈런을 앞세워 5 대 1로 이겼다. SK는 1승만 더하면 정규리그 우승팀 두산이 선착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두 팀은 하루를 쉰 뒤 오는 30일 넥센의 홈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3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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