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은 28일 인천 SK 행복드림 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맞붙었다. SK는 전날 끝내기 승리의 여세를 몰아 홈 2연승을, 넥센은 아쉬운 패배를 설욕하고 승부의 원점을 노렸다.
전날은 대단한 타격전이 펼쳐졌다. SK가 4개, 넥센이 3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화력 대결을 펼쳤다. SK 김광현, 넥센 제이크 브리검 등 에이스가 나섰지만 홈런 2개씩을 얻어맞고 각각 6이닝, 4이닝 5실점씩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승부도 극적이었다. SK는 6회까지 8 대 3으로 앞서 승기를 잡았지만 5회에 이은 송성문의 연타석 2점포 등 7회만 5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9회말 가을 사나이 박정권의 짜릿한 끝내기 2점 홈런으로 먼저 웃었다.
이날은 다른 방향으로 경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바로 두 팀의 신경전이었다. 이미 두 팀은 전날 SK 최정이 브리검의 머리 쪽을 향한 위협적인 속구에 방망이를 집어던지며 그라운드 대치 상황을 벌였다. 그러나 이날은 신경전이 가열됐고, 볼썽사나운 장면도 나왔다.
문제는 3회초 넥센 공격 때 벌어졌다. 1사 1, 2루에서 박병호의 땅볼은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됐다. 그러나 1루 주자 제리 샌즈가 베이스를 찍어 포스 아웃을 만든 뒤 1루로 송구하려는 2루수 강승호 쪽으로 슬라이딩하면서 충돌이 일어났다. 샌즈는 강승호의 왼 다리에 손을 쓰는 장면도 포착됐다. 강승호는 병살을 완성하긴 했지만 쓰러지고 말았다.
이날은 경기 전에 이어 경기 중간에도 비가 내렸다. 질척해진 그라운드에 수비하던 넥센 선발 에릭 해커가 넘어지기도 했다. 플레이 내용도, 실제 그라운드도 진흙탕 경기가 된 모양새다.
현재 KBO 리그는 위기 상황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에도 병역 혜택 논란이 빚어져 질타를 받은 데다 KIA와 롯데, LG 등 최근 가을야구가 무산돼 정리 작업에 들어간 구단들도 시끌시끌하다.
한 야구 관계자는 "어제 PO 인터넷 중계 시청 인원을 보니 5만 명 정도였는데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는 35만 명이더라"고 근심스런 표정을 지었다. 가뜩이나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한 시즌의 잔치 격인 가을야구에서 더 이상 이런 모습이 나와서는 곤란하다.
경기 후 이재원, 김강민 등 SK 선수들은 "샌즈가 먼저 욕을 해서 김성현이 화를 참지 못하고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KBO는 김성현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다.
경기에서는 SK가 경기 MVP 김강민의 결승포와 이재원, 최정 등의 홈런을 앞세워 5 대 1로 이겼다. SK는 1승만 더하면 정규리그 우승팀 두산이 선착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두 팀은 하루를 쉰 뒤 오는 30일 넥센의 홈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3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