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 사령탑은 이날 경기 전 1차전과 다른 타순을 밝혔다. 먼저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어제의 영웅 박정권이 5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한다"고 밝혔다. 전날 SK 지명 타자는 정의윤이었지만 이후 박정권이 교체 투입돼 8 대 8로 맞선 9회말 결승 2점 홈런을 날려 경기 MVP에 올랐다.
박정권은 이날 넥센 선발인 에릭 해커에 약했다. 최근 3년 동안 10타수 무안타 4삼진에 그쳤다. 반면 정의윤은 해커를 상대로 같은 기간 18타수 6안타 1홈런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박정권을 선발 출전시킨 것은 전날 끝내기 홈런의 기운을 잇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박정권은 당초 힐만 감독이 밝힌 것과 달리 1루수로 출전한다. SK는 "3루수 최정이 전날 경기 중 슬라이딩을 하다 오른팔 통증이 있어 지명타자로 나서고 제이미 로맥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넥센 역시 마찬가지다. 장정석 감독은 전날 8번 타순이던 송성문을 5번으로 전진 배치했다. 이후 김하성-임병욱-김민성-김재현으로 이어지는 타순이다.
송성문은 전날 멀티홈런을 때려내는 기염을 토했다. 그것도 상대 에이스 김광현으로부터 5회와 7회 연타석 2점 홈런을 날리는 괴력이었다.
역시 박정권처럼 전날의 상승세를 잇겠다는 복안이다. 송성문은 이날 SK 선발 메릴 켈리와 승부한 적은 없다.
장 감독은 "송성문이 이렇게 잘 해주리라고는 기대는 했지만 예상은 하지 못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넥센을 이끌어갈 젊은 선수들인데 가을야구에서 정말 좋은 경험을 쌓고 있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전날 라인업에서 5번 타순을 강조한 SK와 넥센. 과연 어느 5번 타자가 전날의 기세를 이어 팀 승리를 이끌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