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원래 공개 출석 요구하면 얼굴 내고 갈 생각이었는데 비공개 출석하자고 자기들(경찰)도 이야기하고, 우리도 이야기해서 했는데, 1차 조사 끝나고 난 다음에 '한번 더 하자' 이러더니 그 사이 보도가 나간 것이다. 더구나 (아내가) 이미 조사는 다 끝나서 돌아왔는데, 이게 또 조사도 안 받고 집으로 간 것으로 돼버렸다. 이해할 수 없다. 경찰은 수사를 해야지, 정치를 하면 안되는 것이다."
이는, 이른바 '혜경궁김씨' 트위터 계정(@08_hkkim) 소유주 논란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인 김혜경씨가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 비공개 조사를 받았음에도 언론에 노출된 상황에 대해 경찰 행태를 비판한 이 지사의 인터뷰(26일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내용 중 일부다.
이 지사는 이날 해당 인터뷰 방송이 나간 직후 트위터에 아내의 경찰조사와 관련한 자신의 불만 내용이 담긴 기사를 링크한데 이어 2시간 후 또 다시 '교묘한 작전과 언론플레이로 수사에 협조한 아내를 '수사 도중 거부하고 도망간 사람' 으로 만든 경찰... 저의 일로 아내에게 또 큰 상처를 주고 말았다. 청컨데,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기고 경찰은 수사만 합시다' 란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이처럼 이 지사는 방송에 이어 SNS를 통해 여러차례 경찰을 정조준, 강도높게 비판하는 등 대립각을 세웠다. 이 지사가 드러내 놓고 경찰과 대립각을 세운 상황은 이 사례 뿐 아니라 지난 12일 자택 압수수색 이후 지속되고 있다.
앞선 지난 24일에는 이 지사의 '입'으로 통하는 김용 경기도 대변인이 친형 재선(작고)씨의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 경찰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내용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당시 김 대변인은 ▲부당한 수사범위 확대 ▲재선씨의 정신질환 증상들에 대한 내용이 배제된 영장내용 ▲수사과정상의 강압과 기밀유출 의혹 ▲담당수사관 기피신청과 이관신청 등 경찰수사의 문제점을 네가지로 나눠 비판했다.
지난 19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이 지사는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인생무상' 이라는 표현 등으로 불만을 나타냈고, 15일 CBS김현정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는 김 대변인이 또 다시 '과잉수사', '기습작전', '망신주기' 등의 어구(語句)를 동원해 경찰수사 과정 등에 대해 불신하는 이 지사 입장을 전했다.
지난 12일 자택 압수수색이 이뤄진 당일, 이 지사는 "특검 수준의 과도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전형적 망신주기식 수사가 진행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 라고 밝히는 등 경찰수사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29일 경찰 조사를 앞둔 이 지사가 연이어 경찰 수사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것은 자칫 정치·편향적 수사로 불리한 국면에 처할 수도 있다는 상황을 전제한 것으로, 이같은 우려를 사전 차단 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측은 27일 "지금까지 진행된 수사과정을 보면 상당히 불공정한 것으로 보고있다. 그럼에도 충실히 수사협조를 했으나 수사과정 등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도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것이 이 지사의 기조로, 29일 경찰의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