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일가족 살해 용의자, 결별에 앙심 품고 범행

일가족 중 손녀와 1년 넘게 교제하다가 지난 8월 헤어져
사전에 범행 준비 정황 드러나
결별에 앙심 품은 범행에 무게

25일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과 3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남성이 일가족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범행 경위 등을 수사 중이다.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에서 일가족 4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30대 용의자는 여자친구와 헤어진 것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사하구의 한 아파트에서 조모(33·여)씨 등 일가족 4명을 살해하고 목숨을 끊은 신모(32)씨는 조씨와 1년 넘게 교제하다가 지난 8월 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신씨가 조씨와 헤어진 뒤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는 유족들의 진술 등으로 미뤄 이별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신씨는 앞서 지난 24일 오후 4시 10분부터 다음날 새벽 사이 조씨의 아버지(65)와 할머니 박모(84·여)씨, 어머니 박모(57·여)씨, 그리고 조씨를 잇따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신씨가 집에 있던 조씨의 아버지를 먼저 살해한 뒤 집에서 기다리며 귀가하던 나머지 일가족을 차례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씨는 미리 준비한 전기충격기를 이용해 귀가하는 조씨 가족을 각각 제압한 뒤 흉기와 둔기 등으로 살해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신씨가 사용한 컴퓨터에서 전기충격기 사용 방법과 사하구 방범용 CCTV 위치 사진 등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범행에 사용한 전기충격기는 한 달 전쯤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CC(폐쇄회로)TV 확인 결과 신씨는 선글라스와 모자를 눌러쓴 차림으로 전기충격기와 흉기 등을 넣은 가방을 들고 24일 오후 4시 12분쯤 아파트에 들어섰다.

신씨는 범행을 한 뒤로 추정되는 다음날 오전 9시 50분쯤 한 차례 조씨 집에서 나왔다가 다시 집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확인됐다.

신씨는 지난 7월까지 경남 양산의 한 컴퓨터 관련 업체에서 근무했으나 이후 별다른 직업이 없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숨진 조씨 가족 등에 대한 부검과 휴대전화 분석, 탐문 수사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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