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저녁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엄마 나 왔어'에서는 홍석천이 10년 전 두 조카를 입양해 키우게 된 사연과 이들 각자가 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홍석천의 셋째 누나 홍은실씨는 "제가 사실은 혼자 됐다. 애들 아빠하고 헤어지게 된 계기가 있어서…. 어느 날 (홍석천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누나 너무 힘들게 살지 마'라고 하더라"라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그는 "그때 (홍석천이) '서울로 올라오라'고 하더라. 애들 둘 데리고 정말 가방 하나 싸서 서울 올라왔는데, '애들 다 자기가 입양할 테니 같이 키우자'고 하더라"라며 "너무 미안하다. 동생에게 할 말이 없는 누나다. 너무 짐을 짊어지게 한 것 같아서"라고 덧붙였다.
이에 홍석천은 "원래 투닥투닥 싸우는 형제들 속정이 깊다. 내가 제일 힘들고 외롭고 어려워할 때 가장 먼저 달려오는 사람이 작은 누나(홍은실씨)였다"며 "'미안해 하지도 말고 부담스러워하지도 말고 확 기대라'고, '난 그럴 준비가 돼 있고, 그럴 능력이 있으니까'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간에 가족법이 바뀌어서 내가 아이들의 법적 보호자가 될 수 있었다"며 "누나가 새로 결혼을 할 일이 생길 수도 있잖나. 그때 아이들 문제로 부담 갖지 않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내가 키우겠다'고 (했다)"라고 부연했다.
"큰 애는 딸인데 미국 유학 가서 요리를 전공했다. 둘째는 남자 아이인데 이제 고3이 돼 미국에서 공부한다. (둘째에게) '좋은 대학 안 들어가도 돼. 네가 하고 싶은 것 하라'고 이야기했더니, 갑자기 '영화 감독이나 영상 분야 감독을 하겠다'더라. 그래서 내가 '하지 마' 그랬다. '그거 돈도 안 되는 걸. 내가 너 그거 하게 하려고 유학을 보냈는지 알아. 너 의사나 박사 해야 할 것 아냐!'라고 나도 모르게 갑자기 (버럭하게 되더라)."
◇ "아빠라는 말이 너무 생소하고…"
카메라 앞에 선 주은씨는 "스물세살이고 이름은 홍주은이고 삼촌의 조카이자 딸입니다"라며 "원래 삼촌이 요식업을 하고, 저도 어렸을 때부터 그런 것을 많이 접해 왔기 때문에 어느 포인트에서 (요리에) 관심이 생긴 것 같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주은씨는 "솔직히 처음에는 (입양을) 반대했다. 삼촌이 창피해서가 아니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삼촌이 잘못 알고 있을 수도 있는데, 저는 삼촌이 창피하다고 생각한 적 없다. 주변에서 삼촌과 제 관계를 물어봤을 때 설명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사람들에게 '엄마 아빠가 이혼해서 삼촌이 나를 입양했다'라고 말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삼촌이 홍석천이어서가 아니었다."
그는 "지금은 후회 안 하고 하나도 후회 안 하고, 도움 많이 받고 같이 살면서 정도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삼촌이) 생각보다 많이 보수적이다. 스타킹 살짝 비치는 것이 유행일 때가 있었다. 그때 그걸 입고 나가다 삼촌한테 걸렸다. '갈아입으라'고 그래서 다시 들어간 뒤 그걸 벗어서 주머니에 넣고 나와서 다시 입었다. '내 딸은 안 된다'라는 것(인식)도 살짝 있는 것 같다. 특히 화장에 있어서는 '이것만큼만 해라. 여기더 더 진하게 하면 넌 별로'라고 하더라"
주은씨는 '앞으로도 (홍석천을) 아빠라고 부를 생각은 없나'라는 제작진의 물음에 "아빠라는 말이 너무 생소하고…"라며 또 다시 눈물을 보였다.
"아빠라는 말을 해본 적이 많이 없어서… 뭔가 안 해본 말 같고 그래서 갑자기 '아빠'라고 하기도 좀…. 저한테는 그냥 고맙고, 정말 고맙고, 정말 많이 사랑하는 삼촌이자 아빠다."
스튜디오에서 화면을 통해 이 장면을 지켜보던 패널들은 뭉클한 감정에 휩싸였다. 특히 홍석천은 '(아들 딸의) 입학식·졸업식·운동회에는 다녔냐'는 물음에 "한 번도 안 갔다"고 답하며 왈칵 눈물을 쏟았다.
"아이들 유학을 보낸 이유도…. (내 성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 탓에) 혹시나 주변 친구들에게 왕따나 놀림거리가 될까봐 학교 근처를 안 갔다. 너무 가보고 싶고 사진도 남기고 싶고 그런데, 그러면 (주변 친구들이) 다 알게 되잖나…. 그냥 늦잠 자는 척했다. 침대에서 안 내려가고, 너무 가고 싶은데…. 그런 것을 한 번도 못해서 아이들에게도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