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어카로 과일장사하며 모은 400억 고려대 기부한 노부부

시가 200억원 토지 5필지, 건물 4동 기부
"어려운 학생들 공부하는 데 힘이 됐으면"

노부부가 과일장사로 시작해 평생 모은 400억원을 고려대학교에 기부했다.


고려대는 김영석(91)씨와 양영애(83)씨가 시가 200억원 상당의 서울 청량리 소재 토지 5필지와 건물 4동을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에 기부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이후 200억원 상당의 토지 6필지와 건물 4동을 추가로 기부할 계획이다.

부부는 1960년대 초 종로5가에서 리어카 노점 장사를 시작으로 30년 동안 과일 장사를 했다.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청량리부터 종로5가까지 1시간 거리를 걸어다니며 일을 하면서도 장사가 끝난 후에는 남의 식당에서 일을 돕고 밥을 얻어먹으며 가계를 꾸렸다고 한다.

장사를 하며 모은 종자돈으로 은행 대출을 얻어 1976년 상가를 매입한 부부는 빌린 돈을 갚아나가며 주변 건물 몇 채를 더 매입했다.

부부는 두 아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 자리를 잡고 살고 있기 때문에 재산을 물려주기보다는 좋은 곳에 쓰고 싶었다고 전했다.

양씨는 "나같이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사람이 학교에 기부를 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어려운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려대 염재호 총장은 "평생 땀흘리고 고생해 모은 재산을 기부한 고귀한 마음에 감사한다"며 "학교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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