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8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지난 분기 GDP(속보치)는 전기대비 0.6%성장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의 -0.2% 이후 최저수준이다. 올해 분기별 GDP성장률은 1분기 1.0%, 2분기 0.6%, 3분기 0.6%를 기록하고 있다.
3분기까지 누적 성장률은 전년대비 2.5%로 한은이 10월 수정한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 2.7%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는 0.82% 이상이 나와야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한은 관계자는 "4분기에는 정부 개별소비세 인하효과가 나타나고 지자체장 교체로 주춤했던 정부투자도 재개되면서 3분기보다 성장률이 낫게 나올 것"이라며 "2.7%성장전망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3분기 GDP증가율은 전년동기 대비로는 2.0%로 2009년 3분기 0.9% 이후 36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부에서 '성장률 쇼크'로 받아들이는데 대해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의 전년동기 대비 GDP증가율이 3.8%로 높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잠재성장률이 2009년도에 비해 1%포인트 낮아졌는데 당시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온 것은 역시 투자부진의 영향이 컸다.
건설투자는 -6.4%로 1998년 2분기(-6.5%) 이후 20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늘었으나 기계류가 줄면서 -4.7%를 기록했다. 2분기 -5.7%보다는 감소폭이 둔화됐다.
반면 수출과 민간소비는 증가폭이 확대됐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3.9%증가해 지난 1분기(4.4%)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수입은 0.1%줄었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각각 0.6%, 1.6% 늘어 지난 1분기(0.7%, 2.2%) 이후 가장 높았다. 민간소비는 전기, 화장품 등 비내구재와 의류 등 준내구재 소비가 늘었고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 지출 중심으로 증가했다.
겉으로는 2분기와 같은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졌지만 성장의 내용은 나빠졌다. 내수는 더 악화됐고 수출의존도는 더 심화됐다.
성장률 0.6%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내수는 -1.1%포인트로 2분기 -0.7%포인트에 이어 성장률을 더 깎아먹었다.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연속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지난 2012년 2,3,4분기 이후 처음이다.
반면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기여도는 2분기 1.3%포인트에서 1.7%포인트로 더 높아졌다. 내수는 성장을 깎아먹은 반면 수출이 0.6% 성장을 이끌었다는 얘기다.
내수의 성장기여도 하락은 투자부진 떄문이다.
소비는 0.5%포인트 성장을 끌어올린 반면 투자는 1.4%포인트 끌어내렸다.
건설투자는 2분기 0.3%포인트에 이어 3분기에도 1.0%포인트 성장을 갉아먹었고
설비투자도 2분기 0.5%포인트에 이어 3분기에도 0.4%포인트 끌어내렸다.
민간투자와 정부투자로 나눠보면 민간투자의 성장기여도는 -1.0%포인트로 2분기 -1.1%포인트에 이어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고, 정부투자는 -0.4%포인트로 2분기 0.2%포인트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문제는 앞으로 투자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8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건설투자는 하반기 -4.3%, 설비투자는 -0.3%로 전년동기 대비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 관계자는 "투자조정은 경기순환상 나타날 수 밖에 없는데 레벨이 다소 높아졌다"며 "수출이 양호하고 소비가 버티고 있어 2분기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