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김정은 서울답방, 미룰 이유 없다"

북미회담 내년 개최, 양국합의라면 나쁜 일 아냐
내년 1월 비핵화-북미수교 빅딜 가능성 높아져
서울 남북회담, 북미정상회담 성공의 길잡이
종전선언은 형식, 실질적으로는 제재완화의 시작
북미관계 잘되고 있어, “얼음장 밑으로 봄이 온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10월 24일 (수)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 정관용>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는 내년 초가 될 것이다. 이렇게 밝혔죠. 후속 보도들을 보면 이것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늦추는 것이 아니라 북한과 미국이 의견 조율을 한 결과다. 또 이런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 이 상황을 어떻게 읽어봐야 할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연결합니다. 장관님, 안녕하세요.

◆ 정세현> 안녕하세요.


◇ 정관용> 그러니까 미국이 일방적으로 자꾸 늦추는 것 아니야? 이런 해석이 있었는데 오늘 보도를 보면 북한과 미국의 의견 조율 결과다라는 보도가 또 나왔어요. 장관님은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이걸?

◆ 정세현> 일단 저는 북한이 그걸 동의를 해 줬다면 그렇다면 아마 미국으로부터 종전선언 문제라든지 종전선언 플러스 지금 제재 해제까지도 최근에 와서 추가로 요구하기 시작했으니까 그런 문제에 대한 미국 내 일종의 정부 또는 싱크탱크 주변 사람들의 여론 조성 내지는 정부 입장에 대한 이해를 촉구하는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야 북한이 동의를 해 주지. 그냥은 안 해 줬을 거예요.

하여튼 그렇게 해서 합의가. 북미 간의 물밑조율을 통해서 날짜가 내년 초로 미루어졌다면 나쁜 일은 아닌 거죠. 그렇다고 미국이 일방적으로 내년 초로 넘겼다면 그건 이 사람들이 또 북한의 굴복을 기다리고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데 보도대로 북미 간에 일정한 정도의 사전 조율이 있었다고 한다면 6.12 북미정상회담의 연장선상에서 내년 1월 달에 열리게 될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확실하게 비핵화, 북미수교 문제가 빅딜이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그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이게 어느 소스에서 나온 정말 충분히 근거 있는 것인지가 매우 중요하게 들리는데 조금 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워싱턴을 방문한 외교라인의 핵심당국자는 이렇게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마 우리 외교라인의 핵심 당국자를 지칭하는 것 같고요. 이게 동아일보의 오늘 오후 보도인데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월 1일 이후에 정상회담 열릴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 그 발언은 북미가 조율해 나온 것이다. 이렇게 지금 설명을 한 거거든요.

◆ 정세현> 우리 정부 당국자라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그런데 워싱턴을 방문해서 워싱턴 사람들을 만난 후에 이렇게 말했다는 겁니다.

◆ 정세현> 그러면 그건 신빙성이라고 할까, 신뢰할 만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미국이 우리한테 그런 이야기까지 해 줬다면 그건 남북 관계 관련해서도 너무 그렇게. 어떻게 보면 이렇게 다 돼 있으니까 너희가 너무 앞서 나가지 말라라는 일종의 남북 관계가 북미 관계보다 앞서 나가는 데 대해서 미국 내 불만이 많잖아요, 지금.

◇ 정관용> 그렇죠.

◆ 정세현> 우리 국내에서도 보수 쪽에서 불만이 많고 미국 한미동맹의 균열을 가져온다는 식으로 겁을 주고 그러는데 그런 한국 정부의 행보, 속도 이런 것을 조정하려고 하는 그런 계산도 있지 않나. 얘기해 준다는 것 자체가.


◇ 정관용> 알겠습니다. 정리하자면 미국이 일방적으로 연기하면서 북한에 뭔가 굴복을 요구하는 그런 모양새가 아니라 북한도 동의했다는 것은 충분히 협의를 통해서 내년 1월에 뭔가 빅딜을 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지금 하고 있다? 이렇게 해석해야 한다는 얘기죠.

◆ 정세현> 네, 그렇죠.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사진=박종민 기자)

◇ 정관용> 그렇게 되면 가장 당장 궁금해지는 건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정세현> 글쎄요. 그건 꼭 북미 정상회담 이후로 미뤄야 될 이유는 없어요. 오히려 어떤 점에서는 지난번에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에서 다시 한 번 만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남북 정상회담이 어차피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 역할을 해 왔다면 이번에도. 그리고 또 지난번 9.19 정상회담 후에 바로 UN에서 9. 24 한미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남북 정상회담이 연내에 이루어지고 내년 초에 북미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는 것이 차라리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북미 합의를 조금 더 빨리 할 수 있는. 그때는 이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면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북한을 설득해서 빨리 비핵화 관련해서 좀 리스트 같은 것도 좀 성의 있게 내고 미국이 요구하는 걸 많이 들어줘라 하는 걸 할 수 있는 기회가 먼저 오는 게 좋죠.

◇ 정관용> 하지만 우리가 평양 정상회담을 하고 나서 원래 수순은 그 다음에 미북 정상회담을 하고 그리고 연내에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에 와서 만약 가능하다면 서울에서 종전선언을 하고 이런 시나리오였는데 그 시나리오에는 변화가 생긴 거 아닌가요.

◆ 정세현> 그렇죠. 미국 측 사정으로 또 그다음에 북한 측도 동의를 했다니까 그야말로 사정 변경의 원칙에 입각해서 일이 그렇게 풀렸으면 그거를 기본으로 하고 우리가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일단 대통령이 여기서 가급적 이른 시일 내라는 말은 사실은 올해 안에라는 말이 담겨 있다는 걸 공식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올해 안에 하는 게 좋습니다. 신뢰 문제도 있고. 국민들한테 또 뭐야 무슨 핑계가 생겼나, 왜 안 와? 이런 비난이 나올 수 있으니까 다녀가는 게 좋죠.

◇ 정관용> 그리고 그 서울 답방의 성격에서는 이번에는 우리가 북한 쪽을 설득해서 북미 간 타협을 보도록 하는 이런 데 방점이 찍힐 수 있다?

◆ 정세현> 그렇죠.

◇ 정관용> 그다음 정말 궁금한 게 우리 문재인 대통령도 그동안은 계속 종전선언에 방점을 찍어왔고요. 그래서 북한도 종전 선언을 상당히 요구하고 원하는 것으로 해석했는데 언제부턴가 북한에서 종전선언 별 의미 없다는 식의 발언이 나오더니 이번의 유럽 순방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종전선언보다는 제재 완화 쪽 이야기를 했단 말이죠. 이거는 어떻게 봐야 됩니까? 종전선언입니까, 제재완화입니까?

◆ 정세현> 종전선언을 하면 사실은 전쟁이 끝났다고 하는 선언이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하는 그 작업이 곧 시작은 돼야 됩니다. 정전협정은 평화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그대로 살아 있고 UN사도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는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오셔서 바로 설명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미군 철수 걱정하지 마라. 없다, 그런 건. 얘기를 했는데

정전협정 문제 논의가 언제 될지 모르기 때문에 그러면 제재는 조금이라도 풀어줘야 되는 거 아니냐. 전쟁이 끝났다고 그러면서 제재는 좀 풀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얘기는 이미 북미 정상회담 후에 중국, 러시아에서 들고 나왔던 얘기예요. 그러니까 그때 저희들은 이종석 장관도 비슷한 얘기를 했고 저도 언론에서 얘기를 했는데 종전선언은 기본적으로 제재 해제가 거기에 소위 행간에 숨어 있는데 자꾸 못 알아듣고 그러니까 드러내는 거죠. 사실은 자꾸 말귀를 못 알아듣네. 거기에 제재 해제가 들어가 있어, 그걸 직접 얘기하는 거죠. (웃음)

◇ 정관용> 종전선언은 어떤 하나의 형식이라면 내지는 포장, 상징이라면 실질적 내용은 제재완화 여기에 방점을 찍는 것이 맞다. 이렇게 해석해도 될까요?

◆ 정세현> 그러니까 제재완화. (종전)선언을 시작으로, 제재완화의 시작으로 지금 생각하는 거죠. 종전선언 정치적 선언이라고 그러면서 그건 그냥 그 순간 점으로 끝난다는 얘기를 많이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거 가지고 북한이 매달리는 건 아니거든요. 그리고 그 이후에 끌어와야 할 제재 해제 이것이 있는데 못 알아들으니까 직접 설명하는 거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 정관용> 그런데 직접 설명을 유럽에 가서 문재인 대통령이 했습니다. 제재완화에 대한 언급을 했는데 유럽 정상들로부터는 CVID까지는 강력한 제재 계속돼야 한다는 식의 답변을 얻어왔어요. 그래서 그걸 두고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면전에서 한방 먹고 왔다. 이런 식의 표현까지 썼는데 그거는 어떻게 해석하세요.

◆ 정세현> 그런데 거기 영국, 프랑스가 유럽에 있는 상임이사국 중 2개 아닙니까? 5개 중에 하나는 미국이 있고 그다음에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있는데 중국, 러시아는 제재 해제 쪽으로 이미 가닥을 잡았고 영국, 프랑스는 솔직히 말해서 안보리의 같은 상임이사국이지만 미국의 입장을 많이 보는 나라예요.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하는 나라예요. 그런 데 가서 얘기한 것은 그래도 얘기는 해 봐야 되는 거 아니에요.

또 우리가 한 번 얘기하고 두 번 얘기하고 세 번 얘기하면 프랑스가 말 대접으로라도 그거 우리가 만약 중국이나 러시아가 세게 들고 나오면 우리가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식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한 번 사정해서 안 됐다고, 거기 가서 혼나고 왔다고 얘기하면 어떡해요? 국민의 평화를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은 되든지 안 되든지 가서 매달려봐야 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럼 결국 관건은 북미 간 긴밀한 외교 협의를 통해서 현재 핵에 대한 신고 이런 부분하고 종전선언, 제재 일부 완화라도 빅딜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 거기에 달려 있군요?

◆ 정세현> 그렇죠. 그런데 이제 내년 1월 이후로 미뤘는데 북한과 미국 사이에 사전 물밑 조율이 있었다. 또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19일에 앞으로 한 열흘 정도 지난 후에는 북미 장관급 회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한 걸 보면 뭔가 지금 우리는, 특히 이게 잘못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잘됐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얼음장 밑으로 보면 봄이 온다면 얼음장 밑으로 봄이 옵니다. 잘 되고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얼음장 밑으로 북미 간에는 봄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봐야겠군요. 잘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