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예뻐"…10대들 위험천만 '자해' 장난질

손목에 칼 대고 약물 방법까지 물어…인증 놀이터 돼
전문가 "반복적인 자해, 서로 간의 소통 방식으로 이뤄져"

학생들이 스스로 자해하는 영상을 찍어 자신의 채널에 올리고 이를 공유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나와) 같이 자해하는 11살이네요, 친해 질 수 있으면 친해져요."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고 동영상으로 찍은 뒤 공유하는 이른바 '자해 인증' 영상에 달린 댓글이다. 최근 이 같은 장난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23일 한 커뮤니티에서 '충격적인 요즘 청소년들의 유행'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글을 올린 작성자는 "유튜브에 자해를 검색하면 나오는 채널들과 영상들"이라며 "모자이크도 안 된 채 적나라한 자해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호기심과 흉터가 멋있다고 자해를 한 애들이 많은 걸로 보인다"며 자해를 한 이들의 반응이 담긴 수십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을 보면 "피가 예쁘다", "호기심이 생긴다"라는 등의 자해를 옹호하는 댓글이 달려있다.

자해 검색과 그에 관련 댓글들. (사진=유튜브 캡처)
실제로 유튜브, 트위터 등 SNS상에서 '자해'를 검색하면 수십 개의 자해 영상과 사진이 등록돼 있다. 이 중 초등학생 또는 중학생 또래로 보이는 사용자도 있었다.

올라온 영상에는 자해하는 방법과 그로 인해 손목 또는 허벅지에 핏방울이 맺어 있는 장면이 나온다. 팔 곳곳에는 반복된 자해로 인해 흉터가 남아 있기도 했다.

게시물 댓글에는 흉터가 남지 않게 자해를 하거나 타인에게 들키지 않고 자해하는 방법들이 공유되고 있다. 심지어 약물로 자해하는 법을 알려달라는 댓글까지 등록돼 있다.

또 다른 자해 방법이 SNS를 통해 무방비로 노출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림의대 홍현주 소아청소년 자살예방 연구소 교수는 24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학생들이 SNS에서 자해를 하는 영상을 올리는 행동은 단순히 장난을 치거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은 아니다"며 "자신의 고통스러운 상황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일종의 표현 방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기에 SNS가 발달되면서 SNS가 자해하는 영상을 올리는 학생들 간의 소통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또 "그렇다고 영상만을 올리지 않도록 제재만 가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자해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는 것을 위기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학생들의 눈 높이에 맞춘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엿다.

청와대 게시판에 학생들의 자해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오고 있다. (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처)
한편, 청와대 게시판에도 학생들의 자해 확산을 막아달라는 청원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한 청원자는 "선생님의 말로는 (자해하는 학생이) 한 반에 하나, 둘은 꼭 있다고 한다"라며 "정부가 여러 부처를 통해 자해 학생을 막는 정책을 세워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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