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자마 프렌즈' PD가 밝힌 여성 출연자들의 강점

[노컷 인터뷰] 라이프타임 '파자마 프렌즈' 김주형-용석인 PD

지난달 15일 첫 방송된 라이프타임의 새 예능 '파자마 프렌즈'. 왼쪽부터 장윤주, 레드벨벳 조이, 우주소녀 성소, 송지효 (사진=라이프타임 제공)
장윤주, 송지효, 레드벨벳 조이, 우주소녀 성소가 떠나는 호캉스(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로,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 라이프타임의 새 예능 '파자마 프렌즈'(매주 토요일 밤 10시 30분, 라이프타임 TV 채널과 네이버 V 라이브 생방송)를 한마디로 소개하면 이 정도가 아닐까.

'파자마 프렌즈'는 휴가를 보낼 때 가장 오랜 시간 고민하는 게 숙소인데도 그동안 충분히 즐기지 못했던 호텔 '안'의 정보를 친절히 알려준다. 무엇보다 가장 큰 미덕은 '방송 촬영 때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시설과 서비스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모델, 연기, 아이돌 가수 등 서로 다른 분야에서 만난 네 명의 출연진이 자연스레 만드는 조화도 볼거리 중 하나다. 좋은 게 있으면 서로 추천하고 공유하는 것이나, 대화의 소재가 끝없이 다양해진다는 것 등은 출연진이 모두 여성일 때 나타나는 강점이기도 하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계동 복합문화공간 곳에서 '파자마 프렌즈'의 김주형-용석인 PD(컴퍼니 상상 소속)를 만났다. 두 사람은 '장윤주-송지효-레드벨벳 조이-우주소녀 성소'라는 조합을 떠올린 이유부터 '호캉스'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 좋은 반응을 얻어낸 비결 등을 모두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호캉스'를 주제로 했지만 여행 예능은 이미 많다. 어떤 식으로 차별화를 주려고 했나.

용석인 PD : 여행 예능과 차별화해야 한다는 건 숙제 아닌 숙제 같았다. (그걸) 기획할 때부터 고려했다. 밖에 나가서 노는 것이 아니라, 어디로 여행을 못 갈 때 호텔이라는 장소에서 어떻게 놀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집중해서 보여주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보고 '나도 가 봐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도록 집중하자는 게 가장 컸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다. 패턴이 반복되지 않을까 하고. 그런데 호텔을 알아볼수록 종류와 아이덴티티가 너무 많더라. 보여주고 싶은 호텔이 아직도 많다. 다음 호텔이 궁금해지실 것 같다. 이 호텔 안에 이런 게 있었어? 하고 알게 되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여담이지만 (방송 후) 손님이 조금 늘어서 감사 인사가 온 곳도 있다.

김주형 PD : (호캉스는) 해외여행보다는 가기가 쉽다. 갈 수 있는 곳을 실제로 제안하는 면도 있다. 저희의 핵심은 트렌드가 된 놀이문화를 가져와 멤버들의 이야기를 담는 데 있다.

▶ 여자들이 좋아하는 여자들이 나오는 호캉스 예능이다. 여성 시청자를 공략한 것인지.

김주형 PD : 저만 해도 와이프와 호캉스를 되게 많이 가고 좋아한다. 꼭 여자분들이 즐기면 좋겠다고 의도한 건 아니다. 호캉스는 집, 차를 사는 것보다 더 실제로 나한테 줄 수 있는 호사이지 않나. 그래도 가능한 범위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이자,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거라서 이걸 프로그램화하면 재밌겠다 싶었다. 멤버들도 평소에 호캉스를 즐겼을 것 같지만 해외 공연 때문에 잠자기 바빴던 호텔에 이런 것도 있구나 하고 알게 되는 면이 있다. 동떨어진 판타지가 아니라, 호텔이 '나도 할 수 있겠다' 하는 리얼함을 가지고 있어서 여기에 신경을 많이 썼다.

용석인 PD : 여행할 때 가장 시간 들여서 오래 고민하는 게 숙박이라고 한다. 그래서 호텔에 포인트 맞춰보면 어떨까 했다. 알면 알수록 무한한 개성을 가진 곳들이 많다.

▶ 멤버 구성 과정이 궁금하다.

김주형 PD : 호캉스 콘셉트 잡고 보니까 여성 멤버로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런닝맨'으로 친분이 있는 송지효 씨에게 '한 번 얘기 들어볼래?' 했더니 뭔지 제대로 듣지도 않고 '형, 할게' 이러더라. 물론 다 설명은 했다. (웃음) 거의 그런 식이다. 믿음이 있어서. 저희 제작사에 대한 믿음이 있고, 자기를 (출연자로) 생각했다면 특별히 이상한 게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길래 덥석 하자고 했다. 멤버는 4명으로 잡았는데 MC는 아니지만 주도적으로 리드할 사람이 필요했다. 송지효 씨는 자기 역할은 충분히 하지만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리더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 분이 장윤주 씨였다. 다행히 이 콘셉트를 듣고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 또 (서로가) 둘 사이에 궁금한 게 많더라.

나머지 멤버들은 글로벌 인기를 고려했다기보다는, 직업적 바운더리가 다른 사람이길 바랐다. (장윤주, 송지효 씨가) 모델, 배우 생활을 오래 하셔서 가수 쪽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조이 씨가 좋겠다고 생각했고 얘기가 잘 돼서 합류했고, 그 외에 다른 형태의 사람이 없겠냐 했을 때 외국인이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외국인만이 (프로그램에) 줄 수 있는 게 있어서 성소 씨가 왔다. 네 명의 조합이 실제로도 좋고, 얘기도 끊이지 않는다. 프로그램에 녹일 게 많더라.


용석인 PD : 초반부터 확실히 (방향을) 잡고 갔던 것 같다. 이 직업을 가진 사람은 이렇게 노는구나, 캐리어에 뭘 갖고 오는구나… 처음부터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다른 네 명을 염두에 뒀다.

'파자마 프렌즈' 김주형-용석인 PD는 멤버 구성을 할 때 연예인 중에서도 다양한 직업군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진=라이프타임 제공)
▶ 멤버들이 정말 친해졌구나 하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

김주형 PD : 송지효 씨 같은 경우는 본인이 직접 별명 지은 것처럼 집순이다. 정말로 집에 있는 걸 좋아하고 (겉으로) 보는 것만큼 외향적이지 않다. 그런데 ('파자마 프렌즈'에서) 본인도 마음을 열려고 많이 노력했고, 윤주 씨가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스타일이기도 해서 마음을 빨리 연 것 같다. 예전에 MC와 시상자로 만났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서로 강한 호감을 가졌다고 한다. 그래서 둘을 꼭 (같이)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너무 궁금해했던 사이고, 같이 지내보니 더 좋아서 아마 더 빨리 친밀해지지 않았나 싶다. 윤주 씨가 사람을 굉장히 편하게 해 주고, 얘기를 잘 듣는 장점을 가졌다.

▶ 멤버들이 만드는 편안한 분위기는 어디서 나온다고 보나.

김주형 PD : 멤버들이 편하다고 얘기하는 편이고 실제로도 느껴진다. 연예계에서 오며 가며 봤어도 같이 잠까지 자는 건 처음이니까. 지효 씨나 조이 씨는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기도 한데, 서로 마음을 열고 하다 보니 멤버들끼리 너무 편해져서 그게 (시청자에게도) 그대로 전해진 것 같다. 멤버들의 케미가 너무 좋아졌고 그런 부분이 앞으로도 잘 전달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직업이 연예인이어도 종사 분야가 다르니 서로 궁금해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더라. 힘든 일을 한 번씩 겪었지만 (그) 성질도 다르고. 언니들은 어떻게 이겨나갔는지 얘기하고, 동생들은 현재 겪고 있는 고민을 나눈다. 실제 언니 동생들이 나눌 수 있는 고민 같다. 살면서 겪는 어려움은 비슷하지 않나.

용석인 PD : 그게 호텔의 장점인 것 같다. 숙박을 위해 잠만 자는 것과, 멤버들과 같이 지내면서 밤과 아침을 같이하는 건 되게 차이가 있더라. 자연스럽게 부대끼다 보니까 본인들 얘기가 나오게 되고, 특히 윤주 씨나 조이 씨는 저희가 의도했던 것 외에도 더 속 얘기를 했다.

▶ '밥블레스유', '비밀언니' 등 여성만 나오는 예능이 느는 추세다. 주요 출연진이 여성이기 때문에 갖는 강점이 있다면.

김주형 PD : ('파자마 프렌즈'를) 여성 예능으로 분류하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여성 출연자들의 장점에 대해 말하자면 일단 토크의 범위가 굉장히 다양하다. 장윤주 씨가 육아, 연애, 결혼생활 얘기를 한다면 동생들은 아이돌 연습생 때 얘기를 하는 식이다. 먹는 것, 옷 입는 것, 화장하는 것… 장윤주 씨, 조이 씨는 두 분이 병원도 다 공유하더라. 시시콜콜한 것까지 얘기할 수 있는 게 친해진 이후의 여성 출연자들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남성 출연자들하고도 프로그램 많이 했는데 토크적인 재미가 주는 건 사실 방송으로 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웃음)

▶ 프로그램을 보면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부분을 잘 짚었다는 느낌이 든다. 이를테면 짐 푸는 장면이라든가.

김주형 PD : 편집 PD, 작가들도 호캉스를 많이 해 봤던 사람들이라 그 팀워크가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출연자들에 대한 애정도 있고.

용석인 PD : 여성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여성 PD도 상당수 있는데 그들의 감성이 많이 녹아들지 않았나. 아, 그리고 저희 PPL 하나도 없다. 오해 아닌 오해를 받는다. (웃음) 동종업계에서도 '너네 협찬 짱짱하니 부유하게 하겠다?'라고 하는데 아니다.

김주형 PD : 맞다. 그리고 제비집 PPL이 들어오는 건 쉽지 않을 거다. (* 우주소녀 성소는 평소 먹는 약을 소개하면서 제비집을 보여준 바 있다)

'파자마 프렌즈' 김주형-용석인 PD (사진=라이프타임 제공)
▶ 네이버 V 라이브를 동시에 10만 명까지 시청하는 등 여러 가지 기록이 좋다. 시청자들에게 통한 비결이 뭐라고 보나.

김주형 PD : 우리가 흔히 할 수 있는 놀이문화를 편안하게 보여준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다양한 호텔의 액티비티를 보여줘야 하는데도 멤버들이 촬영이 굉장히 편하다고 한다. 그 편안함을 잘 전달해서 (시청자들이) 애정을 가지는 것 같다. 자연스럽게 공감 가는 이야기가 많아 좋아해 주시는 것 아닐까.

용석인 PD : 출연자들이 자는 방은 촬영 여건 때문에 넓은 스위트룸밖에 쓸 수 없다. 다만 그 외에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저녁 먹는다거나 할 때는 출연자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된 게 아니라, 누구나 예약만 하면 방송에 나온 걸 똑같이 즐길 수 있는 것들에 집중했다. 보는 사람들이 실제로 나도 할 수 있는 걸 보여주려고 중점을 둔다.

▶ 반응이 좋다 하고 느낀 부분은.

용석인 PD : (방송 끝난 지) 얼마 안 돼서 유튜브에 각 나라 언어로 번역본이 되게 빨리 올라온다는 점? 이런 것도 한 예인 것 같다.

▶ 앞으로 '파자마 프렌즈'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김주형 PD : 남성분들과도 호캉스 콘셉트를 해 보면 좋을 것 같고.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되게 신기한 호텔도 많으니 그것도 이 프로그램에서 할 수 있길 바란다.

용석인 PD : 죽기 전에 가 봐야 하는 (전 세계의) 호텔 이런 것들이 SNS에 많이 있지 않나. 사진으로만 봤던 걸 영상에 담으면 어떨까 하는 큰 꿈을 꾸고 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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