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 동탄지역 유치원 학부모들은 일요일인 21일 오후 동탄 센트럴파크에서 집회를 열고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참가자 정모(34)씨는 "동탄의 유치원들은 보통 주변 지역에 비해 종일반 기준 월 40만원씩 추가비용을 내고 있다"며 "최고라는 자랑과 번듯한 시설을 믿고 아이를 맡겼는데 지금 이게 뭔가"라고 성토했다.
경기도 2기 신도시로 개발된 동탄은 주변 공장이나 사무실로 출근하는 30~40대 대기업 직원들이 몰리면서, 자녀들의 유치원 입학은 '대학 입시' 수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 졌다.
정씨가 딸을 보낸 사립 유치원도 공립에 떨어진 뒤 그나마 바늘구멍을 뚫고 어렵사리 합격한 곳이었다. 그런 곳에서 최근 회계부정과 부실급식 등이 논란이 돼 배신감은 극에 달했다고 한다.
비대위원장을 맡은 장성훈(36)씨는 "하다 보니 동탄에서 먼저 자발적으로 모이게 됐지만 누가 시작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학부모들의 아우성을 전국의 유치원과 국가가 듣길 바란다"고 밝혔다.
집회 참가자 중에는 불이익을 우려해 마스크를 낀 이들이 적지 않았다. 대부분은 쉽사리 앞쪽으로 나오지 못하고 좌우에 마련된 의자에 앉거나 뒤쪽에 서서 자리를 지켰다.
전날에는 지난해부터 이 문제를 조명하고 있는 학부모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회원과 학부모 40여명이 서울 시청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틀 동안 진행된 집회에서 학부모들은 △유치원 입학시스템인 '처음학교로' 도입△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 국가회계시스템 적용 △국공립유치원 확충과 단설유치원 신설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