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묵과' 국회의원들, 수백만 학부모 두렵지 않은가"

[고삐 풀린 사립유치원, 학부모의 품으로]⑱
학부모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표의 심판 받게 될 것"
"혈세 2조원 지원하면서도 회계 감시 소홀히 한 정부 책임 가장 커"

사립유치원에 매년 2조원이 넘는 돈이 정부 누리과정예산으로 지원되고 있다. 그럼에도 학부모들의 원비 부담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정부 예산 집행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국회의원들과 교육부 관료, 법조인들도 노골적으로 사립유치원을 편든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이에 따라 CBS노컷뉴스는 '고삐 풀린 사립유치원, 학부모의 품으로' 연재 보고서를 통해 사립유치원의 회계투명성 확보 방안을 비롯한 법과 제도의 개선점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교육부, '사립유치원 회계' 국가관리 포기
②사립유치원 국가 회계시스템 중단, SW 영향평가 때문이라더니
③ [사실은...]교육부 "사립유치원 회계시스템 도입 추진 중"이라는데
④'사립유치원 회계 국가관리' 실종…교육부, 약속 파기
⑤'유치원은 학교!'…사립유치원도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마땅
⑥사립유치원, 국가지원 없다더니…국고지원비율 최소 45%
⑦국공립유치원 취학률 40%까지 확대… '빨간 불'
⑧[기자의 창] "사립유치원 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이 답이다"
⑨유은혜,"사립유치원 회계, 민간 회계프로그램 아닌 국가관리"
⑩토론회 방해 사립유치원 원장 vs 완장 찬 시민감사관
⑪경기도교육청, '사립유치원 특정감사' 돌연 중단 방침 왜?
⑫사립유치원 '교육 농단'…청와대가 직접 챙겨야
⑬유은혜 "사립유치원 비리, 무관용 원칙"
⑭박용진, 누리과정 예산 지원금→보조금 개정 추진… 횡령죄 처벌 가능
⑮에듀파인 어렵다더니, 1개월 경력의 유치원 교사도 5분이면 OK!
⑯[사립유치원 20문 20답]폐원 협박?… 당국 인가 받아야 가능
⑰에듀파인 어렵다는 '거짓 주장' 세력들 vs 학부모 '무조건 에듀파인!
⑱"사립유치원 문제 '묵과' 국회의원들, 수백만 학부모 두렵지 않은가!"
학부모단체인 '정치하는 엄마들'이 사립유치원 회계비리를 규탄하며, 감독을 소홀히 한 정부와 사립유치원 문제를 묵과한 국회의원들을 성토했다.


학부모 진유경씨는 20일 서울시청역 부근에서 열린 '유아교육·보육 정상화를 위한 모두의 집회'에서 정부와 국회를 비판하고, 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오늘 집회에는 어린 자녀 20여과 함께 나온 학부모 40여명이 참여했다.

5세 아이와 6개월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진씨는 "연간 2조원을 주면서도 그게 어디에 사용되었는지 감사를 안 받겠다, 혹은 감시하지 않겠다면? 감사 안 받겠다는 유치원도, 감시할 수 없다는 정부도, 그러도록 방기하는 학부모도 바보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유치원 원장님은 유치원 교비로 본인집 냉장고 사며 사은품까지 야무지게 챙기는 깨알살림을 했는데, 매년 2조원을 지원하는 정부는 사립유치원 회계를 전혀 들여다보지 않았다. 이 사태의 첫번째 책임자는 혈세를 지원하면도 그에 대한 감시는 소홀히 한 정부이다"고 비판했다.

국회의원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진 씨는 "유치원 비리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국회 교육위원회를 거쳐간 수많은 국회의원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이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넘어갔다"며 "그것은 유치원 원장들의 단합된 힘을 정치인들이 두려워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익단체의 하나의 영향력은 그렇게 두려워하면서, 수백만 학부모는 두려워할 줄 모릅니까?" 이렇게 물은 진 씨는 "집단 휴업과 공청회 방해 등 막가파식 실력행사, 수백억원대 공금횡령 등 비리를 저지르는 집단은 두려워 하면서, 이땅의 미래인 아이들을 낳아 키워내고 있는 부모들은 두렵지 않은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번에 한 국회의원이 용기를 냈지만, 앞으도로 계속 이런 정치인들이 나와야 하고, 그렇지 못한 분들은 표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의 책임도 역설했다. 진 씨는 "학부모 운영위원회가 있지만 학부모들의 무관심 속에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우리의 작은 귀찮음과 비겁함이 괴물을 만들고, 침묵이 도둑을 만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따라서 "원장의 부도덕과 정부의 방만함을 탓하기 전에,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부모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진 씨는 "정부가 출산에 새로운 돈을 쓸 게 아니라, 지금 쓰고 있는 돈이 제대로 쓰이는지 감시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이 아이가 지켜보고 있다. 이제 국가가 응답할 때이다"고 말했다.

오늘 집회장에는 '비리 유치원 키운 교육부는 사죄하라!' '엄마! 비리유치원 가기 싫어요!' '비리유치원 퇴출 국공립 확충!' 종이 손팻말이 등장했다.

현수막에는 '에듀파인 무조건 도입'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교육당국 책임자 처벌' '국공립 단설유치원 확충'이 구호로 내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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