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회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김연수 신부의 경남대 북한대학원대학교 박사 논문 '북한 가톨릭교회의 역사적 변천 연구'에 따르면 북한에는 현재 약 3천명의 가톨릭 신자가 있으며, 이들의 신앙활동은 조선가톨릭교협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해방 직후 북한 지역에는 5만5천여명의 천주교 신자가 있었으나 북한 당국의 탄압으로 신자 수가 점차 감소했다. 북한 당국이 궁극적으로는 종교를 제거해야 할 '인민의 아편'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도 북한이 사회주의 헌법 제68조에 '공민은 신앙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대외적으로 종교 포용정책을 내세우는 만큼 북한 내 소수인 천주교 신자들의 신앙생활도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주일이면 70∼80명, 큰 축일 때는 약 200명의 천주교 신자가 북한 내 유일한 성당인 장충성당에 간다. 북한에 체류 중인 외교관이나 외신기자, 관광객 등 외국인 신자들도 이 성당을 찾는다.
장충성당은 1988년 평양시 선교구역 2천㎡ 부지에 건축면적 1천852㎡ 규모로 지어진 강당형 건물로 2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회중석과 제단, 제의실, 고해소, 각종 성화와 성물이 갖춰져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을 방문할 경우 이곳에서 미사를 집전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북한에는 교황청 공인 사제가 없기 때문에 주일에도 미사 대신 평신도끼리 집전할 수 있는 공소 예절만 진행된다. 평신도인 공소 회장이 공소 예절을 이끌고 교리를 가르친다.
세례 성사도 꾸준히 거행되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는 2011년 장충성당을 방문했을 때 북한의 세례 대장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어오기도 했다.
단, 공소 회장은 사제가 아니므로 북한 신자들은 평소에 고해 성사를 볼 수 없다. 정상적인 미사도 한국이나 외국에서 신부가 방문할 때만 봉헌할 수 있다.
2015년 북한에 다녀온 한국천주교주교회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이은형 신부는 "(북한 신자들이) 완전한 의미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우리 쪽에서 상주할 수 있는 신부님을 파견하고 싶은데 단계적으로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신부는 장충성당에 대해서도 "지반 침하가 심해 도움을 줄 방법이 없을까 고민 중"이라며 "제재 국면이라 비핵화 문제가 풀려야 더 활발히 움직일 수 있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내 종교 활동은 정상국가임을 주장하기 위한 대외 선전용으로 대부분 노동당 통일전선사업부의 통제하에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탈북민은 "북한에서는 어려서부터 주체사상에 대해 세뇌 교육을 받기 때문에 하느님의 존재 같은 것을 믿기 어렵다"면서 "북한에서 공식적으로 신자로 알려진 이들도 사실상 선발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 산하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도 2018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에는 종교의 자유가 없다"며 "북한 정권은 표면적으로 종교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허가한 일부 정부 통제 예배당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