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석철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미디어라인 문영일 프로듀서에게 야구 방망이와 철제 마이크 등으로 엎드려뻗쳐를 한 채 상습적으로 맞았다. '부모님께 알리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도 수차례 받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멤버이자 친동생인 이승현 군은 5층 스튜디오에서 감금을 당한 상태에서 허벅지와 엉덩이를 맞아 피멍이 들었던 사실이 있고, 또 다른 멤버 이은성 군도 몽둥이로 머리를 맞아 피를 흘렸던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석철은 "김창환 회장은 폭행 현장을 지켜보고서도 '살살하라'며 방관했다. 이정현 대표는 상처를 치료해주지 않고 방송 출연을 시켰던 사실이 있다"며 "현재 동생 이승현 군은 폭력과 협박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또 다른 멤버는 '죽인다'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받고 지금도 힘들어하고 있다. 문영일 프로듀서가 제 목에 기타 케이블을 둘둘 감고 잡아당겨서 피와 상처가 난 사실도 있다"고 했다.
소속사 선배 가수인 클론(강원래, 구준엽)에게도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 역시 "두렵고 무서웠기 때문"이라며 "클론 삼촌들은 회사에 항상 있지 않아 스케줄이 있을 때만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멤버들 모두 너무 슬프고 신고하고 싶었지만 속에 담아둘 수밖에 없었다. 부모님이 피멍을 보셨음에도 사실을 말씀드리지 못했다"며 "지금도 많이 무섭고 두렵다"며 울먹였다.
이석철은 "팀의 리더이자 K팝 가수로서 사랑하는 멤버들이 받은 상처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었다. 또, K팝 시장과 우리나라에 아동학대와 인권유린이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
끝으로 "팬 여러분께 항상 좋은 음악 들려드린다는 약속을 드렸다. 이런 일이 터진 것에 대해 너무 죄송스럽고 이 사실을 일찍 알리지 못해 죄송스럽다"며 "이 일로 법적으로 조사를 받게 되면 솔직하게 다 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석철의 법률대리인 정지석 변호사도 참석했다. 정 변호사는 "현재 형사 고소를 준비 중인 멤버는 이석철과 이승현 군 두 명이다. 회사 측의 회유가 있을 것을 우려해 아직 다른 멤버들과는 상의하지 않았는데, 추후 동참 의사를 밝히면 함께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창환 회장이 이석철과 두 차례 총 6시간에 걸쳐 회유와 협박을 한 발언내용이 녹취되어 있으며 조만간 그 내용 일부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멤버 이승현은 현재 팀에서 퇴출된 상태이며 이석철은 밴드 활동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미디어라인은 공식입장문을 내고 프로듀서 A씨가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을 폭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인정하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다만, 유명 작곡가이기도 한 김창환 총괄 프로듀서가 멤버들에게 폭언을 가하고 폭행을 방조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이어 "그 후로 재발은 없었고 더 이스트라이트는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으나, 일부 멤버와 감정의 골이 깊어져 지난 일이 불거지는 지금 상황을 맞게 되었다"며 "현재 해당 프로듀서는 본인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회사에 사의를 표명하여 수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창환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을 애정을 가지고 부모의 마음으로 가르치거나 훈계한 적은 있어도, 폭행을 사주하거나 방조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허나 지난 시절 조금 더 세심하게 멤버들을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마음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이스트라이트의 앞으로의 활동과 피해 멤버에 대하여 최선의 해결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 다시 한 번 사과 말씀 드린다"고 사과했다.
더 이스트라이트는 2016년 11월 '홀라'(Holla)로 데뷔할 당시 '평균 연령 16세 영재 밴드'로 주목 받은 밴드다. 이 팀에는 이석철, 김준욱, 이은성, 정사강, 이승현, 이우진 등 여섯 명의 멤버가 속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