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넥센이 맞붙는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 역시 포수가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특히 불펜이 강점인 한화와 선발 투수를 잘 이끌어가야 하는 넥센이다.
넥센은 이미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포수의 역할을 절감했다. KIA 포수 김민식이 타격 방해와 포구 실책 등을 쏟아내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한 반면 넥센 김재현은 상대적으로 안정적 리드와 함께 결정적인 내야 안타로 대량 득점과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류현진의 소속팀 LA 다저스가 포수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가 기사회생했다. 주전 야스마니 그랜달이 밀워키와 1차전에서 역시 타격 방해와 패스트볼 등 실책을 쏟아냈고, 이후에도 잇딴 승부처 '풍차 돌리기' 헛스윙 삼진 행진으로 시리즈 전적 1승2패 열세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다행히 다저스는 주전 마스크를 오스틴 반스에게 맡긴 뒤 2연승을 거뒀다. 반스는 든든한 투수 리드와 쏠쏠한 타격으로 기여했다. 한화 에이스였던 류현진이 등판하는 20일 6차전도 반스가 선발 출전할 전망이다.
한화와 넥센 두 팀은 준PO를 2명의 포수로 치른다. 한화 최재훈, 지성준과 넥센 김재현, 주효상이다. 최재훈, 김재현이 주전으로 기용될 전망인 가운데 포수의 우위는 살짝 한화 쪽으로 기운다.
무엇보다 최재훈은 큰 경기 경험이 적잖다. 특히 두산 시절인 2013년 PS에서 양의지의 부상 후유증으로 백업에서 일약 주전으로 도약해 맹활약했다. 준PO와 PO에서 노련한 리드로 팀을 한국시리즈(KS)까지 올렸다.
당시 준PO 상대가 넥센이었다. 최재훈은 2차전부터 선발로 나섰고, 4차전에서는 역전 결승 홈런까지 때려내 경기 MVP까지 올랐다. 두산은 이후 삼성과 KS에서 아쉽게 우승을 내줬지만 최재훈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성준은 백업이지만 주전 못지 않은 존재감을 뽐낸다. 특히 올해 99경기 7홈런 29타점이 보여주듯 펀치력이 있고, 지난 6월 30일 롯데전 끝내기 홈런 등 결정적인 순간 매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번 준PO도 배짱과 패기로 나선다.
김재현은 올해 116경기 타율 2할2푼8리 3홈런 18타점을 기록했다. 주효상이 80경기 타율 2할1푼8리 1홈런 12타점 9득점이나 도루 저지율은 35.7%로 김재현(26.1%)보다 낫다. 다만 둘 모두 PS 경험이 적다. 김재현만 2015, 2016년 준PO 1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김재현이 WC 결정전을 승리로 이끌며 상승세에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 만하다.
'어게인(AGAIN) 2013'을 다짐하는 최재훈의 한화와 WC 결정전의 기세를 이으려는 김재현의 넥센. 과연 어느 팀 안방마님이 준PO의 주도권을 잡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