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사는 문 대통령의 교황청 공식방문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로 특별히 열렸다.
교황청 의전에 따르면 교황은 교황청 외부 미사를 집전하지 않는 게 관례다.
이날 특별미사는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파롤린 추기경이 집전했지만 이 역시도 이례적이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특별 미사 후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10분간 연설까지 했다.
교황청은 "특정 국가 정상이 미사 직후 연설하는 것은 교황청의 역사가 길어서 과거 사례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최근엔 전례가 없다"며 "아주 특별하고 이례적인 것"이라고 밝혔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날 특별미사는 문 대통령 부부가 기도의 문을 지나 성베드로대성당에 착석한 직후 성가인 '기쁨과 평화 넘치는 곳', '평화를 주옵소서'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이어 시작예식, 말씀전례, 3부로 나뉜 성찬전례, 마침예식 순으로 진행됐다.
한인 신부 130여 명이 파롤린 국무원장과 함께 미사를 공동으로 집전했고 한인 성당의 신자들이 제1독서, 보편지향기도, 예물봉헌 등 미사 봉사에 나섰다.
미사 성가대는 한국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로마에서 유학 중인 성악가들로 구성됐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한국말로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환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라며 미사시작을 알렸다.
말씀전례 순서에서 주례사제인 파롤린 국무원장은 "다시 한 번 하느님께 온 세상을 위한 평화의 선물을 간청하고자 한다"며 "특별히 오랫동안의 긴장과 분열을 겪은 한반도에도 평화라는 단어가 충만히 울려 퍼지도록 기도로 간구하자"고 말했다.
미사에는 주한교황대사를 지낸 몬테리시 추기경을 비롯해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참석차 로마를 방문 중인 유흥식·조규만·정순택 주교 등도 참석했다. 로마에서 차량으로 2시간 30분 거리의 아씨시에 있는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 수녀 6명도 함께했다.
소프라노 조수미씨와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의 부인인 칼리스타 깅리치 주교황청 미국대사, 박용만 몰타 기사단 한국 대표, 정의철 한인신학원 원장, 이백만 주교황청 대사, 최종현 주이탈리아 대사와 유혜란 주밀라노 총영사, 김경석 전 주교황청 대사, 로마·밀라노 한인회 간부 및 민주평통자문위원 등도 참석했다.
미사 직후에는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주제로 10분간 한 연설에서 "오늘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남북한 국민과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라며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되고, 오늘 우리의 기도는 현실 속에서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는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특별미사와 문 대통령의 연설은 생중계됐다.
문 대통령은 현지시간 18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한다.
이 자리에서 지난달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교황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