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사립유치원 "좌파 정부 때문"…학부모 폭발 직전

원장들 "노이즈마케팅" 적반하장에, 국민들 분노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 주최로 열린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토론회-사립유치원 회계부정 사례를 중심으로'에서 전국 사립유치원 운영자·원장들의 협의체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소속 회원들이 박 의원에게 토론 주제에 항의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최근 회계부정 사태로 빈축을 산 가운데 뒤로는 책임을 다른 데로 돌리려는 적반하장 식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최근 충남의 한 사립유치원 원장은 학부모들에게 A4 2장 분량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이번 사태가 "좌파 국회의원 그리고 좌파 성향의 시민단체가 공모해 국감 기간 사립유치원을 비리집단으로 모는 노이즈마케팅"이라는 주장이 담겼다.

또 "우리 유치원이 비리 유치원이라는 건 착각"이라며 "감사에서 나온 지적사항은 문제없이 해결된 사안"이라고 적혔다.

하지만 이 유치원은 지난 2016년 충남도교육청으로부터 경고 처분과 함께 260만원을 회수하라는 조처를 받은 곳이라고 박 의원 측은 설명했다.

감사 결과 4대 보험 가입 대상자를 가입시키지 않은 점, 계약직원을 채용할 때 성범죄와 아동학대 관련 범죄 전력을 조회하지 않은 점 등이 드러난 데 따른 것이었다.

사립유치원 모임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경우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에 관해 공식 사과했지만, 여전히 정부 탓을 하는 시각을 숨기지 않았다.

한유총은 "국민 여러분과 학부모님들께 송구스럽다"면서도 "지난 10여년 동안 사립유치원에 맞지 않는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개정을 교육부에 수차례 건의했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그 결과 비리라는 오명을 듣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새로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에 강경파가 득세하면서 앞으로의 개혁 과정에 크고 작은 반발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기사:[단독] 유치원연합회 이사장 사임…강경파, 공세 돌입하나??)

이를 지켜보는 학부모들은 사실상 폭발 직전이다.

학부모 단체 정치하는엄마들 조성실 공동대표는 "유치원을 넘어서, 어린이집 등 유아교육‧보육기관에 대한 감사 내용을 학부모가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공개청구를 해둔 상태"라며 "엄마들만 모르던 시대는 이제 갔다"고 말했다.

이어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며 문의를 해오는 학부모 모임도 늘어난 상황인데, 일부 사립유치원은 오히려 이를 '포퓰리즘'으로 일컬으며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유치원과 비리를 척결해달라'는 청원은 지난 11일부터 닷새 동안 100건 넘게 올라왔다. 이어 16일 하루 동안 40건이 추가로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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