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장관은 이날 오후 회담을 마치고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로 와 기자들에게 "지금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측면에서 김 기자가 직접 현장에 가는 것은 어렵겠다 판단을 했다"며 "해당 언론사에 다른 분으로 가시길 요청 했었고, 그게 조율이 안 된 상황에서 오늘 아침에 제가 김 기자를 풀단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탈북민에 대한 차별 측면에서 생각한게 아니다"라며 "판문점이라는 지역적 특성과 남북 고위급회담의 성격, 김 기자가 나름대로 블로그 활동 등으로 북측에 알려져 있는 상황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또 "원만하게 고위급회담을 진행해서 평양공동선언의 이행방안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고 이행해나가야 하는 측면에서 불가피한 정책적 판단이었다"며 "유관부서와 상의는 했지만, 전적으로 최종적으로 결정은 제가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오늘 같은 상황이 다시 반복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상황을 보고 고민을 해야겠지만, 오늘 같은 상황이라면 같은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남북 회담의 경우 특수성을 감안해 통일부 출입 기자들이 순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공동취재(풀 취재)를 해오고 있다.
이번 고위급회담의 공동취재단은 4개사로 구성됐고, 조선일보의 김 기자가 순번으로 포함됐다.
그런데 이날 오전 판문점으로 출발하는 공동취재단 버스에 탑승하지 못했다. 김 기자는 탈북민 출신으로, 지난 2013년부터 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기사를 취재해왔다.
통일부 백태현 대변인은 "한정된 공간에서 고위급 회담이 열리는데, 김 기자가 활발한 활동을 해 널리 알려졌으니, 언론을 제한한다기보다는 그런 특수한 상황에서 필요한 조치라고 판단해 협조를 구하는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기자단은 이에 반발해 "북한이 탈북민에 대한 불편한 시각을 바탕으로 김 기자의 취재에 반발할 수도 있다"면서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통일부가 '탈북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취재진의 출신을 문제 삼는 것은 북측의 월권'이라고 부당함을 지적하면 될 일이지 정당한 취재 활동을 막은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는 통일부를 취재하는 50개사, 77명의 기자 중 49개사 76명이 동참했다. 이에 앞서 통일부는 조선일보측에 풀 취재 기자 교체를 여러차례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