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손엔 마우스, 한손엔 젓가락…직장가 배달족

[점심, 때우다②]점심 배달 건수 해마다 2배씩 늘어
일하면서 먹는 점심 '워킹 런치' 트렌드가 반영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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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點心)은 마음에 점을 찍듯 아주 조금 먹는다는 뜻이 담겼다. 그렇더라도 요즘은 비용과 시간에 쫓겨 뚝딱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 점심 풍속도를 연속 기획으로 마련했다.
①뚝딱! 김가네 김밥과 GS25 도시락
②한손엔 마우스, 한손엔 젓가락…직장가 배달족
(계속)


(사진=스마트이미지)
점심을 책상으로 부른다. 외출 대신 배달이 늘어난 사무실 풍경이다.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는 진대화(34)씨는 일주일에 적어도 서너번은 점심을 배달시켜 먹는다.

일하면서 먹는 점심이라는 뜻의 '워킹런치(working lunch)', 책상에서란 뜻의 '알 데스코(al desko)'와 같이 사무실 급히 먹는 점심을 뜻하는 신조어도 생겼다.

진씨는 "바쁠 땐 거의 매일 점심을 시켜 먹는다"며 "외국 관계자와의 시차 때문에 인터뷰가 점심시간에 잡히는 경우가 많고 밖에 나가서 먹으려면 오가는 시간, 기다리는 시간까지 너무 많이 깨진다"고 했다.

배달음식 어플 '배달의 민족' 집계를 보면, 평일 점심시간대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서울의 사무실 밀집지역에서 주문한 패스트푸드와 분식 배달 건수는 최근 3년 동안 해마다 2배씩 늘었다.


(사진=노컷그래픽)
2016년 45만여 건, 2017년 95만여 건, 2018년 185만여 건으로, 강남구의 배달건수가 현재도 가장 많다. 서울시내 배달 라이더 인원도 500명까지 늘었다.

주목할 곳은 서울 광화문 일대다. 종로구와 중구의 최근 3년치 배달건수 증가폭이 160%로, 가장 높은 것이다. 영등포구(여의도 일대)도 101%로 주문량이 크게 늘고 있다.

배달의 민족 운영업체인 우아한형제들 전소영 주임은 "점심시간대 분식과 패스트푸드 메뉴 주문을 유추해보면 직장인들이 사무실로 배달시킨 이용 건수가 많아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책상 앞을 떠나지 못하고 해결하다보니 점심시간이 하루의 쉼표라기엔 거리가 있다.

주변 식당에서 자주 점심을 배달시킨다는 투자회사 직원 김진현(29)씨는 "쫓기듯 먹다 보니 소화도 잘 안 되는 것 같고 부작용이 좀 있는 것 같지만, 해야 되는 일을 시간 내에 끝내려면 어쩔 수 없이 책상에서 일하면서 빠르게 먹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책상 앞 배달 음식, 샐러리맨의 생존과도 같은 점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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