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김연지 기자의 <김연지의 IT 인사이트>
◆ 김연지> 네, 지난주에 네이버가 모바일 첫 화면을 개편했는데요, 그동안 꼬리표처럼 달고 다녔던 실시간 검색어 조작, 뉴스 편집 개입 등의 여론 조작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짚어봤습니다.
◇ 임미현> 어때요, 많이 바뀌었나요?
◆ 김연지> 확 바뀌어서 생소하단 사람도 있고 깔끔해지긴 했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용빈도나 목적에 따라 반응도 다른 것 같은데요, 저는 지금 바뀐 네이버 앱을 베타 버전으로 써보고 있는데, 첫 화면에 구글처럼 검색창이 나오는 게 딱히 어색하진 않더라고요. 하지만 뉴스만큼은 일단 확 바뀌긴 했습니다.
◆ 김연지> 네 그게 바로 이번 개편의 가장 큰 핵심입니다. 더이상 메인 화면에서 뉴스를 볼 수 없는데요. 네이버는 그동안 각 언론사가 만든 기사를 선택해 배열하면서 사실상 언론의 역할을 한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 임미현> 알고리즘이라곤 하지만, 뉴스 담당자의 개입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었죠.
◆ 김연지> 네 네이버도 스스로 첫 화면 7개 기사에 3천만 이용자의 시선이 몰리는 것엔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는데요. 개편된 네이버 앱 메인에는 이제 검색창과 날씨만 뜹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한 번 화면을 넘겨야 뉴스 페이지로 이동하는데요,
네이버 한성숙 대표 얘기 들어보시죠.
인서트) "사용자가 원하는 언론사를 직접 구독하면 해당 언론사들이 책임있는 편집진들이 선정한 오늘의 주요뉴스를 만나 볼 수 있다. 언론사들도 직접 구독자와 연결될 수 있도록 됐다"
◇ 임미현> 메인에서 한 번 화면을 넘겨야 뉴스 페이지가 나오는데 여기엔 이용자가 선택한 언론사의 뉴스를 모아서 보여준다는 거군요.
◆ 김연지> 네, 그간 네이버가 특정 뉴스를 편집해 여론몰이를 한다는 논란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보이는데요, 여기서 한 번 더 넘기면 마이뉴스가 나옵니다. 여기는 사용자 개개인의 취향에 맞춰 인공지능이 추천해주는 뉴스 페이집니다.
◇ 임미현> 언론사 선택은 몇 개까지 가능한 거에요?
◆ 김연지> 네이버와 제휴를 맺고 있는 종합지, 방송사, 통신사, 경제지 등 총 44개 언론사가 있는데요, 이 중 일부든 44개 전체든 원하는대로 선택하면 됩니다. 언론사 배열 순서는 접속할 때마다 무작위로 바뀝니다.
◇ 임미현> 일단 뉴스 편집에서 최대한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이기는 합니다만 뉴스를 계속 보여주기는 하네요,
◆ 김연지> 네 그래서 일각에서는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한 번만 화면을 넘기면 여전히 뉴스가 나오고, 맞춤형 뉴스라곤 하지만, 이것 역시 네이버의 자체 알고리즘에 의해 제공되는 것이긴 하거든요.
◇ 임미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어떻게 됐나요?
◆ 김연지> 실검도 첫 페이지에서 빠지고요 '검색차트'라는 페이지에서 따로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페이지 순서는 사용자가 정할 수 있고요. 그리고 이제는 로그인을 반드시 한 '실명 로그인 이용자'의 활동만 검색어 집계에 반영키로 했습니다.
◇ 임미현> 실검에 올리기 위해 집중적이고 반복적으로 특정 검색어를 검색하는 일을 막겠다는 거네요?
◆ 김연지> 네 그렇습니다. 이렇게 뉴스와 실검을 빼는 대신 네이버는 화면 하단에 '그린닷'이라는 인공지능 추천 기반의 검색 버튼을 추가했는데요. 네이버 앱에서 뉴스나 상품을 볼 때 이 버튼을 터치하면 현재 보고 있는 콘텐츠와 관련된 상세한 정보를 찾아주는 기능입니다. 예를 들어 류현진 선수의 뉴스를 읽다가 이 버튼을 누르면, 류 선수와 관련된 많이 본 기사나, 방어율 같은 선수 정보를 알려주는 식입니다.
◇ 임미현> 이것도 다 인공지능 맞춤형 제공이네?
◆ 김연지> 네, 네이버는 모든 걸 인공지능 기반으로 해서 사람의 개입을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것이지만, 오히려 이용자들의 생각은 또 조금 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이 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1000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뉴스 서비스 관련 소비자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59.6%가 '모두에게 동일한 뉴스 제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맞춤형 뉴스 제공'이 더 낫다는 응답은 17.7%에 그쳤습니다.
◇ 임미현> 10명 중 2명만 맞춤형 뉴스를 선호한다는 거네요,
◆ 김연지> 네, 우선 내 정보가 다 읽히고 있다는 불안감부터 언론사가 아닌 인터넷 기업이 직접 뉴스를 필터링하면 뉴스 배열이 오히려 더 편향될 수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 임미현> 네이버 입장에선 파격적인 시도였을 것 같은데, 반대 여론도 상당하겠네요
◆ 김연지> 네이버는 사실 트래픽 감소까지 감수하고서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각오로 개편했다지만, 네이버는 국내 포털 1위라는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면서 네이버=습관이 돼버린 게 모든 논란의 원인이 된다는 겁니다. 네이버가 뉴스를 중간에서 유통하는 이상, 3천만 이용자의 시선이 작은 화면에 쏠리는 이상, 네이버 앱이든 웹이든 여전히 드루킹 같은 불법 조작 세력의 놀이터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 임미현> 이제 막 개편했으니 이용자 반응을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겠어요.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