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모 부양" SK 힐만 감독, 재계약 고사하고 떠난다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는 SK 트레이 힐만 감독.(자료사진=이한형 기자)
프로야구 SK 트레이 힐만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다. 안팎의 평가는 좋았지만 개인 사정으로 지휘봉을 놓게 됐다.

힐만 감독은 13일 인천 SK 행복드림 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최종전인 LG와 홈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힐만 감독은 포스트시즌을 마치고 KBO 리그를 떠나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을 밝혔다.

이날 힐만 감독은 가족과 관련된 일로 미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점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84세 아버지와 치매 투병 중인 새어머니를 부양하기 위해 귀국을 결심했다.

그러면서도 힐만 감독은 남은 기간 포스트시즌 경기에 집중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우승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SK는 정규리그 2위를 확정해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상황이다.


SK는 당초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기간인 8월 중순에 힐만 감독에게 재계약을 제의했다. 그러나 가족의 건강 악화로 힐만 감독은 미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고사 의사를 밝혔다. 구단이 잔류를 요청해 다른 방법을 강구했지만 대안을 찾지 못해 결단을 내렸다.

가을야구를 앞두고 거취를 표명한 데 대해 힐만 감독은 "그동안 얻은 사령탑 경험 상 모든 시즌이 종료되기 전에 미리 계획을 밝히고 구단, 팬, 야구인 등 KBO 리그에서 알게 된 모든 사람들과 감독 본인이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힐만 감독은 재직 동안 관계를 맺었던 모든 사람들을 호명하며 일일이 감사를 표했다. "남은 기간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함께 단합하여 코리안시리즈에 진출해 우승함으로써 팬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또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SK와 KBO 리그에 좋은 친구와 추억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꼭 다시 돌아오고 싶다"고 약속했다.

힐만 감독은 2016시즌 뒤 SK 6번째이자 최초 외국인 사령탑에 올랐다. KBO 리그 사상 2번째 외인 감독이자 한국, 미국, 일본 프로야구에서 모두 지휘봉을 잡은 감독이 됐다.

지난해 정규리그 5위로 와일드카드를 확보해 가을야구를 경험한 데 이어 올해는 더 순위를 끌어올렸다. 올해 143경기를 치른 13일 현재 2년 정규리그 성적은 153승2무132패(승률 5할3푼7리)를 기록했다.

1988년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에서 선수 생활을 힐만 감독은 팀 스카우트로 프런트 경력을 시작했다. 1990년부터 코칭스태프로 나선 힐만 감독은 오랜 기간 여러 마이너리그 팀들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2003년에는 일본 니혼햄 감독으로 5년간 팀을 이끌었고,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2007년부터 2년간 캔자스시티의 감독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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