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축구 역사 바꾼 정우영, 골은 ‘책임감’에서 나왔다

우루과이 상대로 첫 승 이끈 결승골 주인공

한국 축구는 황의조의 선제골과 정우영의 결승골로 우루과이를 상대로 8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사진=대한축구협회)
“지금 이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서 책임감을 갖자고 했습니다”

우루과이는 한국 축구가 1982년 첫 대결 이후 7번을 싸웠지만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상대다. 하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 우루과이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6만여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에 힘입어 짜릿한 첫 승을 가져왔다.

이 승리의 마침표를 찍은 주인공은 미드필더 정우영(알 사드)이다. 벤투 감독이 선택한 4-2-3-1 포메이션에서 기성용(뉴캐슬)과 함께 중원을 지키는 역할을 맡아 선발로 나선 그는 경기 도중 안타까운 몇 번의 실수로 벤투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찾아온 가장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대1로 맞선 후반 34분. 손흥민(토트넘)이 코너킥한 공을 석현준(랭스)이 머리로 떨궜고, 이를 우루과이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자 정우영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차 넣었다.


수비적인 역할을 주로 맡는 포지션의 특성상 정우영은 많은 골을 넣지 않는다.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자신의 36번째 A매치에서 넣은 골은 대표팀에서 기록한 두 번째 골이다.

첫 골은 지난해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일본을 4대1로 꺾을 당시 선보였던 엄청난 무회전 프리킥 골이다. 당시에도 축구팬 사이에 큰 화제가 됐던 정우영의 골은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 8번째 경기 만에 처음 승리를 이끄는 골인 만큼 한국 축구의 역사에 오래 남을 결과다.

정우영은 “우루과이를 한 번도 못 이겼는데 좋은 경기력으로 이겨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결승골까지 넣어 최고로 기분 좋은 날”이라고 활짝 웃었다.

최근 한국 축구의 인기가 날로 좋아지는 상황에서 대표팀은 벤투 감독 부임 후 치른 3차례 A매치에서 2승1무를 거뒀다. 우루과이전 승리도 6만4170명의 만원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져온 의미있는 결과다.

축구 대표팀 선수들은 어렵게 찾아온 한국 축구의 ‘봄’을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는 분명한 각오다.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는 것은) 선수에게 가장 기분 좋은 일”이라고 정의한 정우영은 “팬이 있기 때문에 우리도 있다. 월드컵부터 시작된 지금 이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서 책임감을 갖자고 했다”고 대표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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