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을 하루 앞둔 이날 로라 비커 BBC 방송 서울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어느 정도의 단계에 도달하게 되면 그 때부터는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서서히 완화해 나가는 것도 진지하게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 외에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기대하는 다른 조치들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에 미국이 취해야 할 상응 조치들을 설명하며 이 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당장 경제 제재의 완화가 어렵다면, 경제 제재와는 무관한 인도적 지원을 허용해 나간다든지, 또 문화예술단이 서로 교환방문을 한다든지, 경제 제재가 풀리고 난 이후의 준비를 위해서 경제시찰단을 서로 교환한다든지, 또는 북한에 미국의 연락사무소를 개설한다든지 하는 등의 조치가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UN 차원의 제재나 미국의 독자 제재 등의 해제를 추진할 것인가'라는 질문엔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를 계속 실천해 나가고,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상태까지 왔다고 판단되면 그때는 UN의 제재들이 완화돼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완전한 비핵화 이후 보다는 비핵화 진행과정에서 제재완화 조치도 병행돼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대북 투자를 준비 중이지만, 제재가 유지되는 현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남북 간에 본격적인 경제 협력은 이 제재가 풀리거나 또는 제재에서 남북 간의 경제 협력이 예외적인 조치로 그렇게 용인될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라며 "우리는 본격적인 경제 협력은 그 제재의 완화에 따르되, 그 때까지 경제 협력을 위한 사전 준비들을 미리 해 두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비핵화라는 옳은 선택을 할 경우에 경제적인 번영이나 아주 밝은 미래가 보장될 수 있다라는 것을 북한에게 분명하게 제시하는 그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제 대북 제재의 효과에 대해선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데에는 국제적인 경제 제재가 큰 효과를 거둔 것"이라면서 "완전한 비핵화를 하도록 하기 위해서 이런 국제적인 제재 공조는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완전한 비핵화의 개념을 두고 의견이 일치했다며 "김 위원장이 말하는 완전한 비핵화는 추가적인 핵 실험과 핵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해서 핵을 생산하고 미사일을 발전시키는 시설들을 폐기한다는 것, 그리고 현존하는 핵무기와 핵물질들을 전부 없애겠다는 것, 전부가 포함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프로세스는 북미 간 협의해야 될 내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