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평양에서도 보수궤멸을 이야기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5일 10‧4선언 기념식 참석차 평양을 방문한 이 대표가 '장기집권'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을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분열됐던 보수세력이 통합해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실종되는 상황에서 보수가 분열되면 문재인 정권 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첫째도, 둘째도 시급한 문제는 범보수결집을 통해 맞서 싸우는 일"이라며 "맞서 싸우는 일에는 어떤 격식이나 형식에 구애를 받아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보수진영 분열 구도가 지속될 경우, 오는 2020년 총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야권 재편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과 관련해 '승인(approval)'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선 "외교적 결례임에는 틀림없다"면서도 "현 정권이 섣부른 제재 완화의 입장을 갖고, 국제사회 공조를 통한 북핵폐기 의지를 꺾을 수 있는 위험한 행위를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전날 한국당 전원책 조강특위위원이 보수통합 관련 바른미래당을 염두에 둔 발언을 두고 반발했다.
손 대표는 전 위원이 바른미래당 의원 포섭을 시사하는 발언한 것에 대해 "정치가 그렇게 말대로 되겠냐"고 반문한 뒤 "전 위원이 추구하는 보수는 이제 버려야 할 '수구보수'라는 점을 다 알고 있다. 정치 평론가적인 입장에서만 봐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보수를 다시 재편한다고 하는데, 한국당은 제대로 된 보수를 대표할 자격이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었고 또 구속을 만든 한국당은 다음 총선에서 없어져야 할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야권재편 과정에서 한국당이 바른미래당 소속 일부 의원들을 흡수해 통합하려는 움직임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또 유승민 전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유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소중한 정치인이자 자산"이라며 "개혁보수를 위해 한국당에서 나온 분인데 호락호락하게 나갈 분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당내 의원들에 대해서도 "다 양식을 갖고 제대로 된 개혁보수, 제대로 된 개혁을 추구하는 분들인 만큼 전 위원의 그런 말에 따라 움직일 건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