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는 13일(한국 시각)부터 밀워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 돌입한다. 월드시리즈(WS) 진출을 놓고 7전4승제 시리즈를 펼친다.
일단 13일 밀러 파크에서 열리는 다저스의 원정 1차전 선발은 확정됐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다. 커쇼는 애틀랜타와 NL 디비전시리즈(DS)에서는 류현진 다음으로 2차전 선발로 나섰지만 이번 NLCS에서는 1차전에 나서 에이스의 체면을 세웠다.
다만 역시 원정인 2차전 선발은 미정이다. 이게 정해지면 3차전 선발로 거의 나온 것이나 다름 없다. 류현진이 어디로 가느냐에 달렸다. LA 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은 류현진의 3차전 선발을 예상하고 있지만 2차전 등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1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 3차전 선발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류현진에 대해서는 "어디에서든 잘 던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애매한 답을 내놨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에서 25년 넘게 다저스를 담당한 켄 거닉 기자는 일단 "류현진은 홈에서 가장 효율적"이라고 운을 뗐다. 류현진은 올해 홈에서 9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ERA) 1.15의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그러면서도 거닉 기자는 "류현진이 11일 불펜 투구를 했다"면서 "14일 (2차전)을 위한 준비일 수 있다"고 전했다. "만약 구단이 워커 뷸러를 홈에서 열리는 3차전 선발로 결정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원정에서도 나쁘지 않았다. 올해 류현진은 원정 6경기에서 2승1패 ERA 3.58을 기록했다. 여기에 2차전 등판은 휴식일의 메리트가 있다. 5일의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6차전에 나선다. 반면 3차전 등판은 4일 휴식 뒤 7차전 등판으로 상대적으로 쉴 시간이 짧다.
실제로 NLDS 1차전을 포함, 지구 우승이 걸린 정규리그 막판 3경기 등 최근 류현진의 4경기를 보면 5일 휴식 뒤 빼어난 투구를 뽐냈다. 5일 휴식 뒤에는 3경기 20이닝 무실점으로 펄펄 날았다. 4일 휴식 뒤였던 샌프란시스코전에서도 이겼지만 6이닝 1실점이었다. 다만 무실점한 3경기가 모두 홈이기는 했다.
여기에 2차전 선발은 류현진에게 또 다른 의미도 있다. 일단 팀의 2선발이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줄 수 있다. 또 원정인 2차전에서도 역투한다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두고 가치를 높일 수 있다.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는 '빅 게임 피처'라는 강렬한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다.
다저스로서는 뷸러가 다소 미덥지 못한 게 사실이다. 뷸러는 올해 8승5패 ERA 2.62의 성적을 냈지만 지난해 빅리그에 데뷔했고, 올해 풀타임 선발로 뛰어 경험이 부족하다. NLDS 3차전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아냈지만 볼넷 3개, 안타 2개(1홈런)로 5점이나 내줬다.
뷸러도 원정보다 홈에서 강했다. 올해 다저스타디움에서는 13경기 4승3패 ERA 1.93을, 원정에서는 11경기 4승2패 ERA 3.45였다. 올해 밀워키에는 1경기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 호투했지만 패전을 안았다. 홈 경기였고, 밀러 파크 등판은 없었다.
류현진은 데뷔 시즌이던 2013년 밀워키와 만나 1승을 거둔 바 있다. 7⅓이닝 2실점 호투했다. 그러나 당시와 현재의 선수 구성은 다르다. 현재 밀워키에서 류현진과 대결했던 선수는 3명뿐이다.
주포 라이언 브론(2타수 1안타), 커티스 그랜더슨(7타수 3안타), 크리스티얀 옐리치인데 모두 류현진에게 홈런 1개씩을 뽑아낸 바 있다. 브론을 뺀 두 선수가 2루타도 1개를 때려냈다.
올해 완전히 부상을 털어내고 특유의 괴물투를 선보이고 있는 류현진. 과연 다저스가 '코리안 몬스터'를 언제 쓸지 지켜볼 일이다. 2차전은 2차전 대로, 3차전은 3차전 대로 좋다. 기왕이면 2차전에서 완벽투를 펼쳐 자존심까지 세우면 금상첨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