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코리안 좀비' 정찬성(31, 코리안좀비 MMA)의 여정이다. 다사다난했다. 영광보다 고통과 좌절이 많았다. 하지만 시련은 정찬성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마음의 근육이 단단해졌고,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다.
정찬성은 11월 11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펩시센터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39 메인이벤트 페더급 경기에서 '디 앤서(The Answer)' 프랭키 에드가(37, 미국)와 대결한다.
정찬성은 에드가 전을 앞두고 지난 9월 서울 반포동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부상과 공백이 반복되는 답답한 상황에서 갖는 복귀전이지만, 그의 표정은 밝고 여유로웠다. 목소리에 자신감이 넘쳤다.
무릎 수술로 1년 9개월간 경기를 뛰지 못했다. '링 러스트'(Ring rust: 실전감각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훈련을 하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정찬성은 지체없이 말했다. "링 러스트를 믿지 않았는데 (3년 6개월의 공백을 딛고) 2017년 2월 버뮤데즈와 경기하면서 '내가 실전감각이 많이 떨어졌구나' 느꼈다. 다행히도 그때 경험해봐서 1년 9개월 만에 복귀하는 건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자신의 운동철학을 밝혔다. "UFC 정도 수준에서는 시합을 많이 안 뛰어도 제대로 된 생각을 갖고 운동하면 실력은 얼마든지 는다. 버뮤데즈 전 때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머릿속에 멋진 복귀전을 그리며 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정찬성은 버뮤데즈 전에서 승리한 직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였다. 한 기자로부터 '공백이 길었는데 포기를 생각한 적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서다.
당시 그는 이렇게 답변했다. "나도 사람인지라 시대를 따라갈 수 있을까, 기술을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됐다. 지금 눈물날 것 같다."
지난 9월 기자간담회에서도 비슷한 질문이 나왔다. '잇단 부상으로 한계나 좌절감을 느꼈을 것 같다.'
정찬성은 "지난해 6월 무릎을 다치고 한 달 정도 그런 마음을 가졌다. 그런데 재활하느라 하체운동을 많이 하면서 스스로 예전보다 강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변했다.
정찬성이 잇단 부상과 공백을 딛고 더욱 단단해진 비결은 '회복탄력성(resilience)' 덕분이다.
역경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다시 한 번 부활을 꿈꾸는 코리안 좀비의 도전에 에드가는 어떻게 응답할까.